英 지방선거 돌풍 영국개혁당 대표 …금융인·별명은 '호프집 아저씨'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 지방선거에서 우파 성향 영국개혁당의 대승을 이끈 나이절 패라지 대표(사진)가 차기 총리주자로 거론되며 화제를 뿌린다. 개혁당은 잉글랜드 전역에서 1400석 이상의 의회 의석을 차지했다. 13개의 지방자치단체를 차지했고, 집권 노동당의 텃밭이었던 선덜랜드 등에도 깃발을 꽂았다.
개혁당의 약진으로 키어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은 웨일스에서 27년 만에 다수당 지위를 잃는 등 최악의 선거 성적표를 받았다. 스타머 총리는 노동당 내에서도 리더십이 흔들린다. 존 커티스 스트래스클라이드대 교수는 BBC 기고에서 "영국 정치가 조각이 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각변동'을 만든 패라지 대표는 1964년 영국 켄트주 판버러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런던 소재 명문 사립학교인 덜위치칼리지를 다녔으며 18세 때 대학 진학 대신 런던금속거래소 원자재 트레이더로 근무했다. 처음에는 보수당원이었으나 1993년 반EU·반이민을 내건 영국독립당(UKIP·이하 독립당) 창당 당시 설립 멤버로 합류했다. 4차례 유럽의회 의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2006년 독립당 대표가 되면서 영국 국내무대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는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위한 국민투표 캠페인을 이끌며 유력 정치인으로 떠오른다. 2018년 말 그는 사업가인 캐서린 블레이클록과 함께 '브렉시트당'을 공동 창당했고 2020년 1월, 영국이 공식적으로 EU를 탈퇴하자 당명을 지금의 개혁당으로 바꿨다.
![[런던=AP/뉴시스]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운데 오른쪽)와 제임스 머레이 재무장관(가운데 왼쪽)이 8일 런던 서부 얼링의 킹스다운 감리교회 홀에서 노동당 의원들과 만나고 있다. 7일 발표된 잉글랜드 지방선거 부분 개표 결과 키어 스타머 총리의 집권 노동당은 큰 손실을 입었고, 강경 우파 정당인 영국개혁당(Reform UK)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6.05.08. /사진=유세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5/2026051209041188186_2.jpg)
현재 영국 정치 균열의 최대요인이자 패라지 인기의 근거는 이민을 둘러싼 갈등이다. 외교 전문매체 '모던디플로머시'는 개혁당이 특히 집권당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2010년부터 현재까지 보수당과 노동당 정부는 순이민 감소를 약속했으나 반대의 결과를 냈다"며 "개혁당은 정부가 '누가 입국하는지 통제하지 못한다면 도대체 무엇을 통치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주장을 펼치며 수백만 유권자의 표심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패라지 대표는 강력한 이민제한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감대를 가졌다. 2016년 대선서 승리한 트럼프 대통령은 패라지 대표를 주미 영국대사 후보로 거론했다. 이후 수년간 두 사람의 '브로맨스'가 구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패라지 대표가 총선에서 당선되자 소셜미디어에 축하글을 올렸다. 패라지 대표는 지난해 1월 백악관과 언제든 통화할 수 있는 직통 번호를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독설가'인 패라지 대표에 대해 영국내 호불호는 엇갈린다. 2024년 선거유세때 성난 유권자가 그에게 밀크셰이크를 던지기도 했다. 반면 '호프집 아저씨'로 불릴만큼 스킨십은 소탈한 편이고 대중이 바라는 걸 잘 포착한다는 평가도 있다. 보수·노동 양당의 기성 질서가 여전히 강하지만 개혁당이 앞으로도 인기를 유지하면 집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은 스타머 총리에게 안팎 위기를 던졌다. 18일 현재 노동당 내부에선 보건부장관에서 사퇴한 웨스 스트리팅 등이 당대표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스트리팅은 영국의 EU 재가입을 공론화했는데 이는 패라지 대표의 '반EU' 노선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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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패라지 대표의 부패 의혹은 변수다. 그는 2024년 총선 출마 전 가상자산 투자자로부터 500만파운드(약 101억원)을 받은 뒤 자진 신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있다. 이를 조사하는 영국 하원 윤리위원회는 의원 자격 정직 등 처분을 내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