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해협 열어" 트럼프, 폭격시한 연장…이란 '통행료' 고수

윤세미 기자
2026.04.06 11:26

[미국-이란 전쟁]"7일 오후 8시"(한국 8일 오전)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시한을 미국 동부시간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로 하루 연장했다. 동시에 그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을 "모두 날려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종 조종사 구조로 인질 리스크가 해소되자 기다렸다는 듯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트럼프, 욕설 써가며 위협 수위 높여

트럼프 대통령은 5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욕설을 섞어가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요구했다. 그는 "이번 화요일(7일)은 이란에서 '발전소의 날'이자 '교량의 날'이 동시에 열리는 날"이라며 발전소와 교량을 폭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 미친 녀석들(crazy bastards), 당장 그 빌어먹을 해협(fu**in' straits)을 열라"며 "그렇지 않으면 지옥에서 살게 될 테니, 두고 보라"고 했다.

뒤이은 글에선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라고 적었다. 설명을 달진 않았지만 새로운 공격 시한을 제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 공격 시한을 연장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달 21일 48시간을 제시했다가 23일 마감 12시간을 앞두고 협상 진전을 이유로 닷새 유예를 발표했다. 이후 26일 다시 시한을 열흘 더 연장해 6일 저녁 8시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언론들과 잇따라 인터뷰를 갖고 이란에 대한 위협을 이어갔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만약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7일 저녁까지 아무 조치가 없다면 이란은 발전소도, 다리도 모두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발전소, 교량 같은 민간시설까지 공격하면 이란 국민들의 고통이 가중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국민들은 지옥 속에서 살고 있다"며 "그들은 우리가 (공격) 해주길 원한다"고 했다.

같은 날 공개된 악시오스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합의하지 않는다면 "그곳의 모든 것을 날려버릴 것"이라고 공언했다. 폭스뉴스 인터뷰에선 "6일까진 합의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합의가 안 되면 "(이란의) 모든 것을 날려 버리고, 석유를 차지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오후 1시(한국시간 7일 오전 2시)에 기자회견도 예고했다. 어떤 발표를 할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조종사 구출과 이란 전쟁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욕설이 난무하는 글을 올리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걸 보면 F-15E 실종 탑승자 구조 작전을 계기로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가 이란의 인질로 잡힐 경우 미국의 군사 행동에 제약이 생길 수 있었지만 신병 확보가 완료되면서 이란의 민간 기반 시설 파괴라는 극단적인 옵션까지 거침없이 언급할 수 있는 심리적·전략적 여유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제법에 따라 "민간인 생존에 필수적인 시설물"에 대한 공격이 금지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를 실제로 폭격할 경우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다.

사진=트루스소셜
이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로 전쟁 피해 보상받을 것"

문제는 이란 역시 호르무즈 해협을 가장 강력한 협상 카드로 보고 있단 점이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통첩을 거부하며 호르무즈 해협 통제 의지를 거듭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란 대통령실 공보 담당 차관인 메흐디 타바타배이는 5일 "이란은 전쟁 피해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 통행료 수입의 일부를 통해 전쟁 피해가 완전히 보상돼야만 해협을 재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이란의 허가를 받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15척에 불과했다. 이는 이란 전쟁 전에 비해 90% 넘게 감소한 수치다. 이들 선박이 어떤 조건으로 해협을 통과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란은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UAE)의 핵심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드론 공격도 이어갔다. 쿠웨이트석유공사(KPC)는 성명을 통해 국영 정유공사와 석유화학공업공사 시설이 잇따라 공격을 받아 상당한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시설 가동 중단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또 아부다비에 있는 보루즈 석유 화학공장은 공중 요격으로 파편이 떨어지면서 3건의 화재가 발생해 가동이 중단됐다.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란은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1/5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며 국제유가 급등을 초래했다. 또 중동 내 미국의 동맹국들을 공격한다. 트럼프 대통령을 대내외 압박에 몰아넣어 전쟁을 스스로 종결토록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연료비 상승 등으로 지지율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란이 여전히 이스라엘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을 1000기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레바논의 친이란 세력인 헤즈볼라 역시 단거리 로켓을 최대 1만기 보유한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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