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이어트 콜라가 암세포를 죽인다'고 주장한 사실이 알려졌다. 공공 보건 정책을 이끄는 이들이 식습관 개선을 권유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탄산음료와 패스트푸드를 고집하며 자신만의 건강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의료보험서비스센터(CMS) 책임자로 지명된 메흐멧 오즈 박사(65)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식습관에 대해 말했다.
오즈 박사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다이어트 콜라가 등장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은 탄산음료를 잔디에 부으면 잔디가 죽기 때문에 몸속 암세포도 죽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오즈 박사와 케네디 장관은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ke America Healthy Again) 운동을 주도하며 가공식품을 피하고 식습관을 개선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의 식습관을 바꾸려는 시도는 번번이 실패했다.
오즈 박사는 "최근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 탔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날 불렀다"며 "책상 위에 환타가 놓여 있었다. 대통령이 멋쩍게 웃더니 '이거 몸에 좋다. 암세포를 죽인다. 농축 오렌지로 만들어 몸에 나쁠 리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 건강이 양호하다며 "2016년 대선 당시 진찰 결과 트럼프 대통령은 완벽한 건강 상태였다. 보충제를 먹지 않았는데도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매우 높았다"고 했다.
이에 도널드 주니어는 "어쩌면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며 "내가 아는 80세 가까운 사람 중에 아버지처럼 에너지 넘치고 기억력과 체력 좋은 사람이 없다"고 동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특한 건강 신념으로 유명하다. 사람이 태어날 때 정해진 양의 에너지를 갖고 태어나기 때문에 운동이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는 '배터리 이론'을 믿는 것으로 전해졌다.
탄산음료 사랑도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제로 콜라'(다이어트 콜라)를 즐겨 마신다. 백악관에서 처음 임기를 시작할 당시 책상에 빨간색 버튼을 달아 다이어트 콜라를 즉시 주문할 수 있도록 했고, 재취임했을 때에도 버튼을 다시 설치했다. 지난해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간 만찬에서도 미국에서 직접 공수해 온 다이어트 콜라를 마셔 화제를 모았다.
패스트푸드 애호가로도 유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맥도날드를 배달 주문해 백악관에서 자주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학계에서는 다이어트 탄산음료를 건강에 좋지 않은 음료로 보고 있다. 일부 연구는 체중 증가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해 제2형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 주장이 의학적인 근거가 약하다고 본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공식 가이드라인에는 "많은 연구가 특정 식이 성분과 암 위험 사이의 관계를 조사해 왔다"며 "다이어트 콜라를 포함한 탄산음료가 어떤 유형의 암을 치료 또는 예방할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적혀 있다.
NCI는 "설탕이 직접 암세포를 키우진 않는다"면서도 "과도한 섭취는 비만을 유발한다. 비만은 유방암과 대장암, 자궁내막암, 식도암, 신장암, 췌장암 등 13가지 암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암협회는 "설탕이 든 탄산음료는 인슐린 수치를 급격히 높여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 이는 암세포 성장을 돕는 환경을 만든다"며 "콜라의 인산 성분은 칼슘 흡수를 방해해 골밀도를 낮추기도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