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통과에 59억원? 파나마 운하 통행권 10배 상승…사상 최고

김종훈 기자
2026.04.23 11:45

[미국-이란 전쟁] 아시아 국가 미국산 원유 수요 증가

지난 3월 바하마 선적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노슈마루 호가 파나마 운하 네오파나막스급 갑문을 통과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미국산 원유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요 수송로인 파나마 운하 통행료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에너지 컨설팅 기업 아르거스 미디어를 인용, 파나마 운하에서 통행량이 가장 많은 파나막스급 갑문 우선통행권 낙찰가가 평균 83만7500달러(12억4100만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전쟁 전에 비해 10배 가까이 급등했다.

2016년 새로 개통한 대형 갑문 네오파나막스급 갑문의 경우 이달 우선통행권 낙찰가가 400만달러(59억2000만원)에 달했다.

파나마 운하는 상선 크기와 선박 종류, 화물 종류 등에 따라 통행료를 매긴다. 대기열을 뚫고 원하는 시간대에 먼저 갑문을 지나가려는 선박은 파나마 운하청(ACP)이 주관하는 경매에서 우선통행권을 낙찰받아야 한다.

선박 데이터 기업 케이플러에 따르면 이란 전쟁 이후 유조선들이 파나마 운하 통과를 위해 대기하는 시간은 4.25일로 최근 6주 기준 가장 길었다. 우선통행권 경매 입찰 참여 건수는 이란 전쟁 전보다 5배 증가했다. 파나마 운하로 선박이 몰려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우선통행권 수요가 치솟은 것으로 보인다.

파나마 운하로 선박이 몰린 것은 아시아 국가들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중동 원유에 의존하던 아시아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미국산 원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

액화천연가스(LNG) 운송 전문 컨설팅 기업 스파크커머디티스 소속 카심 아프간 애널리스트는 "전쟁 이후 미국산 물량에 대한 경쟁이 심화됐다"며 "미국 선박의 대다수가 희망봉을 통해 아시아로 향하지만 파나마 운하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더 수익성이 높다"고 했다.

케네스 매드록 미국 라이스 대학 에너지연구센터 총괄 소장은 미국 내 석유 공급이 양호하긴 하지만 아시아 수요자들의 구매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원유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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