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박들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돕겠단 구상을 공개했지만 정작 해운업계는 이란의 집중 표적이 될 수 있다며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고립된 선박들이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프로젝트 프리덤'을 중동 시간 4일 오전부터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식을 설명하진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고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구상의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에 설치된 기뢰의 위치를 파악한 뒤 이를 통항 선박에 전달하고 가장 안전한 항로를 식별하는 것이다. 미국은 안전 항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의 지원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미 해군 주도의 다국적 연합기관인 '연합해양정보센터(JMIC)'는 4일 호르무즈 해협의 일반적인 항로 남쪽으로 강화된 보안 구역을 설정하고 오만 해역을 통한 우회 항로 이용을 권고했다.
그러나 해운업계는 이 같은 조치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실질적으로 풀 해법이 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해협 통과를 위해선 기뢰나 이란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하단 확실한 보장이 필요하며 지금처럼 모호한 상황에선 운항 재개가 어렵단 입장이다.
페르시아만에 선박 4척이 묶인 한 유럽 선사는 WSJ을 통해 "선박이 다시 움직이려면 확실한 휴전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테네 소재 LNG 운송업체 가스로그의 코스타스 카라타노스 최고운영책임자는 "이번 구상은 너무 모호하다"면서 "자칫 서방의 도움을 받았다간 이란의 더 매력적인 공격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도 해양재단 부회장 아닐 자이 싱은 블룸버그에 "어떤 선박부터 빼낼지, 특정 국적 선박이 우선권을 갖는지 등 기본적인 질문조차 답이 없다"며 이번 구상이 되려 해협의 긴장을 더 고조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란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접근하거나 진입하면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민간 선박은 이란군과의 사전 조율 없이 통항해선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서 보고된 선박 공격은 24건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