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박3일 방중 일정이 끝난 가운데 두 정상은 물론, 동행한 수행단의 식사 메뉴도 관심을 받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중난하이에서 격식을 갖춘 오찬을 진행하는 동안 미국 대사관과 백악관 직원, 취재진 등은 주차장에서 패스트푸드로 끼니를 떼웠다. 한편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길가에서 중국식 자장면을 즐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AP, 블룸버그 등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난하이 내부 춘오우자이 건물에서 업무 오찬을 진행했다. 메뉴는 해산물 수프와 다진 대구, 랍스터 완자 튀김, 속에 버섯을 채운 소고기 구이였다. 미국에서 '쿵파오 치킨'으로 유명한 중국 닭 요리 궁보계정과 제철 채소 조림, 만두도 상에 올랐으며 디저트는 초콜릿 브라우니와 과일, 아이스크림과 차였다.
AP는 춘오우자이는 봄철 연근을 뜻한다면서 이 건물이 농업을 상징한다고 부연했다. 두 정상은 18세기 청나라 때 60년 간 제위한 건륭제가 제사를 지낸 후 춘오우자이에서 오우도를 감상했다고 한다. 오우도는 당나라 재상인 한황이 소 다섯 마리가 그린 그림으로, 중국 10대 명화 중 하나로 꼽힌다. 농경의 중요성과 평화, 근면 성실 등을 상징한다.
양국 정상이 오찬을 하는 동안 미국 대사관과 백악관 직원들은 건물 바깥 주차장에서 맥도널드 햄버거로 점심을 해결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들도 맥도널드 음식이 든 포장지를 전달받았다.
블룸버그는 젠슨황 CEO가 베이징 현지에서 유명한 '팡좡창 69호' 앞 길거리에서 중국식 자장면(자장미엔)으로 보이는 메뉴를 먹는 장면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행인들이 "진짜 젠슨 황이다"라며 사진을 찍는 중에도 식사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블룸버그는 "황 CEO는 지난해 이 가게의 다른 지점을 방문한 적이 있다"며 "이 가게의 열렬한 팬인 듯하다"고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중난하이에서 산책을 함께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이 주변 나무들을 가리키며 "이 나무들은 모두 200~300년 됐다. 큰 나무 한 그루는 400년 정도 됐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놀라움을 표시했다. 시 주석은 "1000년 된 나무도 한 그루 있다. 다른 곳에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난하이에 가꿔진 장미를 보고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아름답다"고 하자 시 주석이 장미 씨앗을 보내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중난하이는 시 주석을 비롯한 중국 공산당 수뇌부의 업무시설, 주거지가 모여있는 장소다. 중국의 백악관, 크렘린궁이라 불릴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진다. 시 주석 개인에게도 의미 있는 장소다. 작가 조셉 토리건에 따르면 시 주석의 부친이 중난하이에서 근무했다.
중난하이 초청을 받은 외국 정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2002년 중국을 방문한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정도로 극소수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해외 정상들도 중난하이에서 접대를 받는지 궁금해 하는 모습이 공동 취재팀 촬영 영상에 잡혔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마러라고 별장에서 환대해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중난하이 초청을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