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라이칭더 총통 탄핵안, 찬성표 많았지만 '3분의 2' 못미쳐 부결

정혜인 기자
2026.05.19 17:40

대만 헌정사상 첫 총통 탄핵안 표결, 라이칭더 취임 2주년 하루 전날 진행

라이칭더 대만 총통 /로이터=뉴스1

대만 야당 국민당과 대만민중당이 주도한 라이칭더 대만 총통 탄핵이 실패로 마무리됐다.

19일 대만중앙통신사(CNA) 등에 따르면 대만 입법원(국회)은 이날 국민당과 민중당이 제안한 라이 총통 탄핵안을 찬성 56표, 반대 50표로 부결했다. 탄핵안 통과를 위해선 전체 의원(113명) 중 3분의2 이상인 7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날 투표는 1996년 국민 직선제 도입 이후 첫 현직 총통 탄핵안 표결이자, 라이 총통의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두고 진행됐다.

국민당과 민중당은 지난해 12월 라이 총통과 줘룽타이 행정원장(총리)이 입법원을 통과한 재정수지구분법 개정안에 서명하지 않은 것을 두고 "헌법상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며 탄핵 절차에 돌입했고, 입법원은 이날 탄핵안에 대한 기명 투표를 실시했다. 재정수지구분법은 지방재정과 관련 정부 수입·지출 배분 법률이다.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탄핵안 부결과 관련 "라이 총통은 늘 당당하고 떳떳하게 국가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며 "입법위원들은 올해 총예산안을 조속히 심사해 국민에게 진정으로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CNA는 전했다.

19일 대만 타이베이 입법원 본회의장에서 라이칭더 대만 총통 탄핵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국민당 측은 탄핵안 부결 사실보다 탄핵안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많았다는 것에 주목하며 라이 총통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푸쿤치 국민당 입법원 원내대표는 CNA와 인터뷰에서 "라이 총통 취임 2주년 전날, 국민 직선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총통 탄핵안 표결을 진행한 것을 역사적"이라며 "투표 결과는 라이 총통 취임 2주년 성적표에 아직 선명한 낙인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 대표는 "라이 총통 취임 이후 여야 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는 민선 총통 역사상 야당과 전혀 소통하지 않으려는 최초의 총통으로 독단적인 형태로 국가의 모든 정책을 주도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린페이샹 국민당 원내 서기장은 "현재 대만은 말과 행동이 다른 총통을 마주하고 있다"며 "이번 탄핵안의 핵심은 '입장 표명'에 있다. 최소 60%의 민의가 라이 총통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외교·군사적 압박이 여전한 가운데 대만 행정부와 입법부 간 갈등은 심화하고 있다. 라이 총통을 지난해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고자 미국산 무기 구매 등의 목적으로 1조2500억대만달러(약 59조4875억원) 규모의 특별예산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야권의 반대로 해당 예산안은 기존보다 대폭 축소된 7800억대만달러로 지난 8일 승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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