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지난 3월 말부터 급등세를 이어온 미국 반도체주가 18일(현지시간) 이틀째 하락하며 본격적인 조정이 시작됐는지 주목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이날 2.5% 내려갔다. 지난주 금요일(15일) 4.0% 하락에 이어 2거래일간 6.4% 떨어졌다. 이는 반도체주가 본격적인 랠리를 시작하기 직전인 지난 3월27일까지 2거래일간의 약세 이후 최대 낙폭이다.
반도체주 하락은 단기 급등에 따라 피로감이 쌓인 상태에서 미국과 이란간의 긴장 고조에 따른 유가 급등과 미국 국채수익률 상승으로 차익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6%를 넘어서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진 만큼 조만간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강력히 내보냈다. 이 때문에 매크로 여건상 반도체주가 당분간 조정기를 거쳐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반도체주 애널리스트들은 AI(인공지능) 투자 붐으로 인해 반도체주가 올해 하반기 이후까지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주가 조정을 받더라도 짧게 끝날 것이란 낙관론이다.
트리베리에이트 리서치의 창립자인 애덤 파커는 "전력과 메모리, 컴퓨팅 칩 등 AI 공급망 내 대부분의 핵심 부문들이 지속적인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AI 서브 섹터와 관련된 종목 대부분이 지난 2년 이상 강력한 수익률을 보였는데 우리는 투자자들이 앞으로도 이런 종목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AI 반도체에 대한 강력한 수요는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클라우드 사업자)의 AI 투자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플랫폼스, 오라클 등 5대 하이퍼스케일러는 올해 총 7500억달러를 AI에 투자할 계획이다. 내년엔 AI 투자 규모가 80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멜리우스의 기술 리서치 팀장인 벤 라이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이후 특별히 추가적인 호재는 나오지 않았지만 메모리와 AI 반도체에 대해 점점 더 긍정적으로 생각된다"며 "우리가 분석하는 거의 모든 반도체 종목이 핵심적인 AI 병목 구간에 관련돼 있기 때문에 반도체주 매수세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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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새로운 기술을 소화하면서 때때로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러한 핵심 병목현상은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반도체 업종이 전통 소프트웨어 업종과 매그니피센트 7 내 비반도체 기업으로부터 장기적으로 시가총액이나 최소한 상승 여력을 빼앗아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 반도체주의 향방을 결정할 변수는 오는 20일 장 마감 후로 예정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이다.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은 반도체주의 최근 폭발적인 상승세가 앞으로도 이어질지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최근 20번의 실적 발표 중 이익은 18번, 매출은 19번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번에 발표할 지난 2~4월 분기 매출액은 788억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75달러로 전망된다.
삭소 뱅크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차루 차나나는 엔비디아의 지난 분기 실적과 이번 분기 매출 전망이 시장의 핵심적인 질문에 답을 줄 것이라며 "AI 인프라 투자가 여전히 뜨겁게 진행되고 있는지, 아니면 시장이 이미 너무 많은 호재를 선반영하고 있는지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질문이 지금 더욱 중요한 이유는 기술주와 반도체주가 이미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AI 스토리는 여전히 견조하지만 단기적인 여건은 더 이상 일방적인 상승 구도가 아니다. 엔비디아는 단순히 좋은 실적이 아니라 최근 기술주 급등세를 정당화할 만큼 충분히 강한 실적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모간스탠리의 애널리스트인 조 무어는 18일 보고서에서 광통신 회사인 루멘텀 홀딩스 등 AI의 2차, 3차 수혜 기업들이 최근 엔비디아보다 더 좋은 주가 흐름을 보였지만 "이번 실적이 엔비디아의 주가 재평가를 향한 긍정적인 단계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지난 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을 웃돌고 이번 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상향될 것이라며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260달러에서 285달러로 올렸다.
키뱅크 캐피털 마켓츠의 애널리스트인 존 빈도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275달러에서 3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블랙웰 울트라 GPU(그래픽 처리장치)에 대한 수요 증가와 루빈 GPU 초기 출하에 힘입어 엔비디아가 강력한 실적과 가이던스를 제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엔비디아가 AI 추론 시장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특히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AI 시장은 에이전틱 AI 활성화로 추론 영역이 커지고 있다. 추론 작업을 처리하는데는 CPU(중앙처리장치)가 가장 비용 효율적인 방법으로 평가받으며 CPU 강자인 인텔과 AMD 주가가 급등했다.
이와 관련, 키뱅크의 빈은 엔비디아가 다음달 대만에서 열리는 컴퓨텍스에서 독자적인 CPU 서버 랙을 공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A. 데이비슨의 애널리스트인 길 루리아는 최근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250달러에서 3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GPU는 CPU나 첨단 패키징, 메모리 등에 비해 병목현상이 심하지 않은데 이는 부정적인 현상이 아니다"라며 "엔비디아는 수요 패턴을 가장 먼저 이해해 메모리 부족에 적응했고 심지어 독자적인 CPU 판매까지 논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19일에는 개장 전에 주택용품 소매업체인 홈디포가 실적을 발표하고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11시)엔 지난 4월 잠정 주택판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