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70억달러 기부"라던 평화위원회, 텅빈 통장 "1달러도 못받아"

김종훈 기자
2026.05.27 16:3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 내 메모리얼 앰피시어터에서 열린 제158회 메모리얼데이(현충일)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재건 명목으로 출범시킨 평화위원회가 자금난을 겪는 걸로 나타났다. 회원국들로부터 70억달러(10조5000억원)를 기부받았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과 달리 위원회 측으로 입금된 금액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평화위원회가 설립 후 지난 4개월 동안 세계은행이 관리 중인 평화위원회 기금에 기부된 금액은 없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미국 워싱턴DC에서 평화위원회 첫 회의를 주최하면서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모로코 등 회원국 9개국이 총 70억달러를 기부했다고 발표했다. 또 아랍에미리트(UAE)가 10억달러(1조5000억원)를, 미국이 100억달러(15조원)를 기부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FT 취재에 응한 한 관계자는 "1달러도 입금되지 않았다"고 했다. FT에 따르면 모로코가 2000만달러(300억원), UAE가 1억달러(1500억원)를 내놨으나 위원회 간부의 사무실 운용비용으로 지출됐거나 자금 운용이 중단된 상태다. 평화위원회로 들어온 자금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의미다.

미국이 약속했다는 100억달러 기부도 감감무소식이다. FT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평화위원회 관련 사업에 12억달러(1조8000억원) 지원 예산을 편성할 방침이나 자금을 기부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 지구 무장세력 하마스의 무장 해제 △이스라엘군 가자 지구 철수 △가자 지구 재건 등을 청사진으로 제시했으나 실제로 이뤄진 것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전후 가자 지구 재건 계획에 정통한 소식통 둘은 "(가자 지구 재건에) 투입된 미국 달러는 한 푼도 없다"고 FT에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위원회를 출범할 때만 해도 유엔(UN)을 대체하는 것이냐는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대리인으로서 가자 지구 무장세력 하마스와 협상을 조력했다는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사업가는 "현장에서 활동을 벌일 만한 자금이 없어 위원회가 가자 지구 내 활동을 시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자 지구에 가면 도움 요청이 물밀듯이 밀려들 것임을 그들(평화위원회)도 알고 있다"며 "그러나 그들에게는 아무런 도구가 없다. 정말 암울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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