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이 임박한 가운데 이스라엘이 14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쪽 외곽을 공습한 데 대해 이란이 미국과의 협상을 계속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란의 종전 협상을 이끄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시온주의자(이스라엘)의 다히예 침공은 미국이 자국의 약속을 이행할 의지가 없거나 그럴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며 "만약 미국이 스스로 맺은 약속을 이행할 의지와 능력이 없다면 앞으로의 여정(종전 협상)을 계속 이어가는 것에 대해 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갈리바프 의장의 이 같은 언급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MOU 서명을 앞둔 시점에서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습을 계속할 경우 미국과 외교적 대화를 중단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갈리바프 의장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묵인하면서 이란에 양보를 압박하는 이른바 '역할 분담' 전술을 쓰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스라엘 정권에 청신호를 켜준다고 해서 (이란으로부터) 어떤 양보도 얻어낼 수는 없다"며 "'착한 경찰과 나쁜 경찰' 식의 역할 분담 놀이는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수법"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드론 3대가 자국 북부 영토로 진입한 데 대한 보복으로 다히예의 헤즈볼라 지휘소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국영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지금까지 최소 3명이 죽고 15명이 다쳤다.
이란은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서 헤즈볼라가 활동하는 레바논을 휴전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스라엘은 자국이 공격당할 경우 자위권 차원에서 독자적인 군사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