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주가 지난주 후반 급반등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IPO(기업공개)인 스페이스X의 상장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가운데 이번주에는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처음으로 주재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주 미국 반도체주는 조정이냐, 반등이냐의 갈림길에서 랠리를 선택하며 미국 증시를 끌어올렸다. ICE 반도체지수를 그대로 따라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세미컨덕터 ETF(SOXX)는 지난주 10.5% 급등했다. 그 전 주에 6% 가까이 하락했다가 큰 폭의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다만 지난주 반도체주는 크게 뛰었지만 나스닥지수는 0.7% 오르는데 그쳤다. S&P500지수와 다우존스지수도 각각 0.7% 가까이 상승했다. 반도체주는 지난주 초만 해도 잠시 쉬어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다시 매수 물결이 밀려들며 모멘텀이 살아나 주도주 자리를 지키려는 모습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에는 스페이스X가 나스닥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날 스페이스X는 공모가 135달러 대비 19.2% 급등한 160.95달러에 마감하며 엔비디아와 알파벳,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에 이어 시가총액 6위에 올랐다.
이번주에는 스페이스X가 상장 첫날 상승 모멘텀을 유지할 것인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스페이스X 이전까지 올해 최대 IPO였던 반도체기업 세레브라스 시스템즈는 지난달 나스닥시장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185달러 대비 68.1% 급등한 311.07달러로 마감했지만 현재는 214.00달러로 내려왔다.
다만 스페이스X는 공모 청약 당시 수요가 공모 물량의 약 4배에 달했던 만큼 매수 대기 수요가 풍부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스페이스X는 상장 후 15거래일이 되는 오는 7월 초에는 나스닥100지수에 편입된다.
앞으로 며칠간 스페이스X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관련 옵션 상품들도 대거 출시될 예정으로 있어 스페이스X의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투자자들의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주가 상승이 기술주 투자 심리를 자극하며 증시에 새로운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지, 반대로 스페이스X에 투자하기 위해 다른 기술주를 매도하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기술주가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인지도 주목된다.
오는 16~17일에는 워시 연준 의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FOMC를 주재한다. 워시 의장의 데뷔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FOMC에서도 올들어 지속된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포인트는 크게 3가지다.
첫째는 FOMC 성명서에서 완화적인 정책 기조를 시사하는 표현의 삭제 여부다. 지난 4월 FOMC에서는 12명의 투표 위원 중 베스 해먹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등 3명이 FOMC 성명서에 완화적 정책 편향이 포함되는 것에 반대했다.
이들이 문제 삼은 표현은 "연방기금 금리의 목표 범위에 대한 추가 조정의 규모와 시기를 검토함에 있어서 위원회는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와 변화하는 경제 전망, 리스크 요인의 균형을 신중하게 평가할 것"이라는 문장이다.
"추가 조정"이란 문구가 지난해 12월 3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할 때 사용되기 시작해 올해 내내 성명서에 포함돼 사실상 금리 인하를 시사한다는 점에서 완화적 편향을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지난 5월20일에 공개된 4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FOMC 비투표위원까지 포함한 19명의 회의 참석자 중에서 상당수 위원들이 성명서에서 완화적 편향의 문구를 완전히 삭제하기를 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둘째는 이번 FOMC 때 발표되는 경제전망요약(SEP)이다. 여기에는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를 비롯해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실업률 등에 대한 전망치가 들어 있다. 워시 의장은 그간 점도표 공개에 대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 왔는데 당장 점도표를 없애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점도표가 공개된다면 지난 3월에는 연준 위원들의 전망치 중앙값이 올해 한번의 금리 인하였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바뀌었을지 관심을 끈다. 연내 한번의 금리 인상으로 전망이 바뀐다면, 이미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는 이같은 관측이 반영돼 있긴 하지만, 연준의 사실상 공식적인 긴축 선회란 점에서 시장에 충격이 될 수도 있다.
셋째는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드러날 향후 연준의 운영 방식이다. 워시 의장은 연준 의장으로 취임하기 전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 추이를 좀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하고 연준이 금리 전망을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를 없애며 연준이 보유한 국채를 줄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따라서 그의 기자회견에서는 향후 금리 방향과 인플레이션 전망 등에 대한 얘기는 대폭 줄어들고 향후 연준의 개혁안이 중심 주제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도 매 FOMC 때마다 가질 필요가 없다는 뜻을 밝혀왔기 때문에 횟수가 제롬 파월 전 의장의 재임 기간 이전처럼 연 4회로 줄어들 수 있다.
이외에 이번주에는 오는 17일에 발표되는 지난 5월 소매판매도 중요하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동향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주에는 주목할 만한 기업의 실적 발표는 예정돼 있지 않다. 다음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실적을 발표하면 올 1분기 어닝 시즌은 사실상 막을 내린다.
한편, 이번주 금요일(19일)은 노예 해방 기념일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휴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