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비행 자동차·헬리콥터…'저공경제' 띄우는 중국

왕양 기자, 안재용 기자
2026.06.21 06:00

[선데이 모닝 인사이트] 中 저공경제

[편집자주] 트럼프 2기 출범, AI의 발달, 기후변화 등 글로벌 사회의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선데이 모닝 인사이트>는 매주 일요일 오전, 깊이 있는 시각과 예리한 분석으로 불확실성 커진 세상을 헤쳐나갈 지혜를 전달합니다.
DJI 농업용 드론이 산지 과수원에서 과일 운송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사진=DJI

중국이 드론과 비행 자동차를 활용한 물류 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드론과 항공 서비스, 물류 운송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 '저공경제'라는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저공경제란 지상 약 1000m 이하에서 드론, eVTOL(전기수직이착륙기), 헬리콥터 등을 활용해 사람과 화물을 운송하고 물류·관광·응급의료·공공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신산업을 말한다. 드론 택배, 비행 자동차, 산간지역 응급의료 운송, 전력망 순찰, 농업용 드론 방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 정부는 저공경제를 차세대 항공산업이자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관련 법·제도 정비와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저공경제는 최근 중국 정부 업무보고에 연이어 등장하며 국가 차원의 산업으로 부상했다.

저공경제, 새로운 성장동력 부상

중국이 저공경제를 적극 육성하는 배경에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와 산업 고도화 전략이 자리한다. 전기차와 태양광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드론, eVTOL, 저공 물류 등 차세대 항공 산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겠다는 것이다. 특히 저공경제는 제조업뿐 아니라 물류, 관광, 응급의료, 농업, 공공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될 수 있어 파급효과가 큰 분야로 꼽힌다. 드론과 비행체 생산은 제조업 수요를 창출하고, 저공 물류와 항공 서비스는 새로운 서비스 시장 형성으로 이어진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중국 민용항공국에 따르면 2025년 중국 저공경제 시장 규모는 약 285조 원(약 1조 5000억 위안)에 달했다. 드론 운영 기업은 2만 개 가까이 늘어났으며 eVTOL 분야에서도 수조원 규모의 주문이 발생하고 있다. 저공경제가 AI(인공지능), 전기차에 이어 중국의 새로운 전략 산업으로 부상하면서 관련 산업 생태계도 빠르게 확장되는 모습이다.

각 지방정부는 제조 역량, 인프라, 응용 서비스, 공역(항공기가 운항하는 공간) 자원 등 자신들의 강점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발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고속철도와 전기차 산업 육성 경쟁이 지역 발전 전략으로 확산됐던 것처럼 저공경제 역시 새로운 지방 발전 전략으로 떠올랐다.

종헝구펀이 개발한 무인 상주형 다중회전익 소방 시스템의 대형 소방 드론/사진=종헝구펀
제조·인프라·응용서비스…지역별 차별화 전략 본격화

중국과학원·베이징대 등이 지난 4월 공동 발표한 '중국 저공경제 발전지수 보고서(2026)'에 따르면 중국 광둥·장쑤·저장·쓰촨·베이징은 저공경제 발전 1군 지역을 유지했다. 충칭은 3군에서 2군으로, 신장은 4군에서 3군으로 상승했다. 동부 연해 지역뿐 아니라 중서부 지역까지 경쟁에 뛰어들면서 저공경제가 전국 단위의 성장 전략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국 저공경제를 4개 발전 단계로 구분한다. 중국 광둥·장쑤·저장·쓰촨·베이징 등 1군 지역은 혁신, 제조, 응용 시나리오, 인프라 등 전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선도 지역으로 평가한다. 중국 산둥·안후이·산시·상하이·충칭 등이 포함된 2군 지역은 기반 시설과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산업 규모화를 추진하는 지역으로 꼽았다. 푸젠·랴오닝·하이난·신장 등 3군 지역은 해양·산악·변경 지역 등 각자의 자원과 입지 조건을 활용한 특화 모델을 모색하고 있으며, 구이저우·간쑤·칭하이·티베트 등이 속한 4군 지역은 시범사업과 기반 구축을 중심으로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단계로 분석했다.

광둥은 중국 저공경제를 대표하는 선도 지역으로 꼽힌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광둥은 저공경제 발전지수 전국 1위를 기록했다. 2025년 기준 저공경제 관련 제조기업은 2000개 이상이다. 소비자용 드론과 산업용 드론 시장 점유율은 각각 세계 시장의 70%, 5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전을 중심으로 DJI, 이항, 샤오펑후이톈 등 대표 기업들이 집적돼 있으며 드론, eVTOL, 비행자동차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또한 76개 통용공항(개인 비행, 농약 살포, 소방, 항공 측량, 응급 구조 등 특수 목적 및 소형 항공기 운항에 사용되는 공항)과 1400여 개 무인기 이착륙 거점, 약 700개의 드론 항로를 구축했다. 전력망 순찰, 응급구조, 드론 배송 등 다양한 실증 사업도 활발히 추진되면서 제조와 운항, 서비스가 결합된 저공경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장쑤와 저장은 저공 항로와 이착륙 시설, 비행 서비스 플랫폼 등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저공경제 경쟁의 핵심이 비행체 생산에서 공역 관리와 운항 체계 구축으로 확대되면서 장강삼각주 지역은 저공 항공망과 실증 노선 확대에 속도를 낸다.

장쑤는 저공경제 발전지수 전국 2위, 저장은 3위를 기록했다. 장쑤는 저공 제조업 관련 기업 800여 개와 검측·교육훈련·비행운용 등 저공 서비스 기업 400여 개를 기반으로 운항 서비스 체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2025년에는 장쑤성 저공비행서비스센터가 정식 개방되며 화둥 지역 최초의 유·무인기 통합 성급 플랫폼이 구축됐고, 난퉁-상하이 저공 헬기 정기 노선도 개통됐다.

저장은 공항과 이착륙 시설 등 기반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낸다. 2025년 말 기준 A·B급 통용공항 28개, 헬기 이착륙장 370개, 공공 드론 이착륙장 40개를 구축했으며 드론 물류 노선은 275개에 달한다. 또한 5G-A 기지국 1만 2000개와 통신·감지 일체형 기지국 240여 개를 기반으로 저공 통신망을 확대하고 있다. 항저우와 닝보 등을 중심으로 저공경제 선행구 시범사업도 추진하며 저공 물류와 응급구조 등 다양한 응용 서비스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제조 경쟁이 중심인 광둥과 달리 장쑤·저장은 저공 항공망과 운항 체계 구축을 앞세워 '하늘길 인프라'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쓰촨과 충칭은 산악지형을 활용한 응용 시나리오 확대에 나섰다. 평지가 많은 동부 연해 지역과 달리 두 지역은 산간 지역 비중이 높아 물류, 응급의료, 전력 순찰, 관광 등 분야에서 저공 비행 수요가 크다. 과거에는 불리한 조건으로 여겨졌던 지형이 오히려 저공경제 발전의 강점으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쓰촨은 저공경제 발전지수 전국 4위를 기록했다. 2025년 저공 운항관리 시범사업을 추진하며 약 12만㎢ 규모의 저공 공역 자원을 개방했고, USS(저공 비행 관리 플랫폼)도 정식 가동했다. 현재 저공 장비 제조기업 200여 개, 통용항공 기업 69개, 드론 운영기업 1400여 개가 활동하고 있으며, 통용항공기 보유 규모는 전국 1위다.

청두의 종헝구펀은 산업용 수직이착륙 고정익 드론을 앞세워 전력 순찰, 산림 방재, 응급 구조 등 분야에서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텅둔커촹은 대형 화물 드론과 장거리 운송 플랫폼을 개발하며 산간 지역 물류와 응급 운송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또한 쓰촨은 세계 최초의 저공 기상 실험실을 청두에 구축하고, 워페이창공의 eVTOL 기체 AE200-100 초도기를 출고하는 등 저공 항공 산업 육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충칭은 산악도시라는 지형적 특성을 활용해 드론 물류 노선 구축과 저공 운송 실증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순펑 계열 펑이커지 등은 산간지역 배송과 의료 물자 운송 분야에서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2025년에는 USS 플랫폼이 정식 가동됐으며, 저공 제조기업 100여 개가 집적돼 기체·부품·운항 플랫폼 등을 포함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항천과기그룹이 참여한 항공우주 eVTOL 시제기도 충칭에서 시험비행을 완료했다.

신장은 넓은 공역을 활용한 특화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고도 120m‌ 이하 적합 비행 공역이 약 ‌95만 km²‌로 전국 1위를 차지해 드론 산업 발전의 기본 조건을 갖췄다.

정젠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저고도경제발전사 사장은 지난 4월 17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15차 5개년 계획 시리즈 주제 기자회견'에서 "2035년까지 중국 저공경제 시장 규모는 약 78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