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로보택시에 100억달러 투입 예고…차량 구매·운영자금·지분 투자하는 '생태계 전략'
기술회사가 아닌 고객과 배차를 쥔 플랫폼이 승자가 될 수 있다는 판단
아마존 자회사 죽스, 오는 10일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운전대·페달 없는 로보택시 유료 운행
'돈 버는 사업' 시험대로 주목

핸들이 없다. 페달도 없다. 사이드미러도 없다. 좌석은 서로 마주 보게 놓였다. 지하철 좌석 같은 이 차가 이르면 오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돈을 받고 손님을 태운다. 아마존 자회사 죽스 이야기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지난월 31일 연방 자동차안전기준(FMVSS) 8개 항목을 면제해주면서 길이 열렸다. 운전석 자체가 없는 전용 차량이 유료 영업 허가를 받은 건 처음이다.
승인까지 걸린 시간이 이 시장의 속도를 보여준다. 죽스는 지난해 9월부터 라스베이거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서 공짜로 손님을 태워왔다. 지금까지 50만명 넘게 탔고, 타보겠다고 줄 선 대기자가 또 50만명이다. 여기까지가 시연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장사다.
조건은 까다롭다. 일단 2년간 매년 최대 2500대를 운행할 수 있다. 충돌 사고는 물론 차가 길 위에 잘못 멈춰 선 상황까지 보고해야 한다. 운행 구역 지도도 공개해야 한다. 무엇보다 차를 원격으로 지켜보는 인력이 전원 미국 내에 있어야 한다. NHTSA는 성능을 보고 조건을 조정하거나, 문제가 크면 면제를 회수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판은 열어주되 목줄은 쥔 형태다.
길이 열린 지 닷새 뒤인 지난 5일, 우버는 다른 방식으로 발을 담갔다.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로보택시에 100억달러(약 14조원) 이상 쓰겠다고 밝혔다. 대부분 자율주행 파트너 지분 투자와 차량 구매 약정, 운영자금이다. 자율주행차를 직접 만들겠다는 말은 없었다.
차는 누가 만들어도 상관없다. 손님과 배차를 쥔 쪽이 남는다. 이게 우버의 판단이다. 실제로 우버가 손잡은 자율주행 업체는 웨이모, 죽스, 웨이브, 중국 위라이드와 바이두 등 25곳이 넘는다. 리비안에는 최대 12억5000만달러를 넣어 5만대 규모 차량 확보에 나섰다. 연말까지 최소 15개 도시에서 로보택시를 굴리고, 앞으로 12만대를 깔겠다는 목표다. 골라 담는 게 아니라 다 담는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요금을 받기 시작하는 죽스도 그 명단에 있다.
정작 시장은 시큰둥했다. 같은 날 우버가 내놓은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 전망은 84~88센트로, 시장 기대치(89센트)에 못 미쳤다. 2분기 우버 앱에서 발생한 예약 총액은 580억달러로 기대를 넘겼는데도 주가는 시간외에서 3%가량 밀렸다. 14조원은 나가는 돈이고, 로보택시 매출은 아직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로보택시 한 대가 하루에 몇 번 승객을 태우는지, 그 매출이 차값과 보험료를 넘는지, 원격에서 차를 들여다보는 사람 인건비가 얼마나 붙는지가 관건이다. 답은 이번 주부터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