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하는 북한-러시아 군사협력, 바라보는 중국 입장은?

최성근 전문위원, 김상희 기자
2026.08.09 06:00

[선데이 모닝 인사이트] 랜드연구소 오미연 한국정책 석좌·마크 코자드 선임 안보정책 연구원, '러시아-북한 군사 협력 심화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 한미 동맹에 대한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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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쇼전쟁승리(전승절) 80돌(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사실을 4일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이에 적극 동참하기보다 지정학적 이익에 따라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오미연 랜드연구소 한국정책 석좌와 마크 코자드 랜드연구소 선임 안보정책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 '러시아-북한 군사 협력 심화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 한미 동맹에 대한 함의(China's Position on the Emerging Russia–North Korea Military Cooperation and Its Implications for the U.S.-ROK Alliance)'에서 "중국은 북러 군사 협력을 용인하면서도 일정한 거리를 두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한미동맹은 북∙중∙러 3자의 전술적 협력에 대한 과잉 대응이나 억지력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오판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이 심화됐고,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면서 단순한 전시 거래를 넘어 안보 동맹 수준으로 격상됐다고 짚었다. 그 결과 북한은 러시아의 전쟁 수행을 뒷받침하는 군수지원국으로 부상했고, 동시에 군사∙경제∙외교적 후원자를 확보하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한 외교적 위상도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가 중국에 기회와 부담을 동시에 제공한다고 봤다. 우선 북러 협력은 미국의 관심과 자원을 분산시킨다는 점에서 기회 요인이 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될수록 미국은 유럽과 중동, 동북아시아를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이에 따라 미국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 집중할 여력이 줄어들면 그만큼 중국의 전략적 이익은 커질 수 있다.

반면 북러 협력이 심화되면서 북한이 과감한 도발에 나서는 것은 중국에 부담이다. 이는 한∙미∙일 안보협력과 연합전력을 강화하는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한반도에서 군비경쟁이 심화되고 미국 전략자산 전개가 늘어나는 것은 중국이 원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이 대북 영향력이 약화되는 것을 가장 우려한다고 봤다. 중국은 오랫동안 북한의 최대 교역국이자 경제 후원국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기술과 에너지, 외교적 보호막을 제공하면서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이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중국은 북한의 생존을 지원하면서도 북한이 지나치게 독자적인 행동에 나서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북러 군사협력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외교부는 북러 관계를 정상적인 양자관계로 규정했고, 북한군 파병문제가 제기됐을 때에도 입장 표명을 피하며 중립적인 태도를 취했다. 저자들은 이를 북러 협력이 미국에 가하는 전략적 부담을 통해 이익을 누리면서도 두 제재 대상국과 군사블록을 형성했다는 비판을 피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했다.

중국 학계와 싱크탱크는 북러 관계가 구조적으로 심화되고 있지만 한계도 분명하다고 바라본다. 양국 관계는 가치와 신뢰를 공유하는 동맹이라기보다 비용과 이익을 계산하는 거래적 성격이 강하고 경제적 기반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국은 북∙중∙러 군사블록에 공식 참여할 경우 전략적 자율성이 약화되고 원치 않는 전쟁이나 위기에 연루될 수 있음을 우려한다.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제한적 공조는 유용할 수 있지만, 상호방위 의무를 지는 경직된 군사동맹은 중국의 전략적 선호와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북∙중∙러 3국 관계를 비대칭적이고 거래적이며 사안별로 움직이는 협력 관계로 규정했다. 세 나라는 미국의 압력에 저항하고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약화하려는 공통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만, 장기적인 목표와 위험 감수 수준은 서로 다르다는 이유다. 러시아는 전쟁에 필요한 자원을 원하고, 북한은 체제 안전과 군사력 강화를 추구하며, 중국은 미국의 자원 분산을 기대하면서도 지역 불안정은 피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3국의 전술적 협력은 확대될 수 있지만, 전략적 결속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무기와 병력, 노동력, 에너지, 제재 회피를 둘러싼 거래는 높은 수준의 정치적 신뢰나 공식적인 동맹조약이 없어도 가능하다. 그러나 3국 동맹으로 발전하려면 공통의 장기 목표와 제도화된 협력체계, 위험을 함께 부담할 의지가 필요하다. 저자들은 바로 이 지점에서 세 나라의 이해관계가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대만 유사시 북한이 한반도에서 군사행동에 나서는 상황도 중국이 반드시 환영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해협과 한반도에서 위기가 동시에 발생하면 미국의 부담이 커지지만, 중국 역시 두 개의 위기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중국과 조율하지 않은 채 움직일 경우 중국의 전략적 통제력은 오히려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들은 한국과 미국이 북∙중∙러 관계를 하나의 적대적인 군사동맹으로 간주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결속력을 과대평가하면 불필요하게 강경한 대응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오히려 3국의 협력을 촉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대로 북러간 무기거래와 기술협력, 중국의 간접적 지원을 과소평가하면 억지력과 위기 대응 계획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미동맹이 중국과 북러 사이의 이해관계 차이를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중국은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와 한반도 불안정, 미국의 군사력 증강을 모두 우려한다. 따라서 한미는 비확산과 위기 방지, 지역 안정이라는 공통 이해를 기반으로 중국이 북러와 거리를 유지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한∙미∙일 3자 협력과 공동 대응 노력은 강화하되 대중 봉쇄 전략으로 비치지 않도록 공조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저자들은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적극적인 지지가 아니라 신중한 용인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며 "한미동맹은 북∙중∙러 3자 관계를 과장해서는 안되지만, 이 협력체가 억지와 군사계획, 지역안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협력체라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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