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신식 차(茶)' 음료 브랜드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매장을 늘리며 커피 중심의 음료 문화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신식 차란 우롱차나 재스민차 같은 전통 차와 달리 갓 우려낸 차에 과일과 우유, 치즈폼 등을 더해 다양한 맛을 내는 음료를 의미한다. 일반적인 밀크티나 버블티에서 한 단계 진화한 형태로 평가된다.
중국 음료 체인이 해외에서 받아들여지는 건 새로운 음료와 새로운 맛에 대한 수요, 중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 증가를 반영한단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스티븐 스팔링(51)은 최근 어퍼이스트사이드에 문을 연 중국의 신식 차 체인 '헤이티' 매장을 방문했다. 그는 두 시간이나 줄을 섰지만 구아바 그린티를 마신 뒤 "원래 차를 즐기는 편은 아니었지만 마셔보니 매력을 알겠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중국 업체들은 중국산 향수 레몬이나 금목서 꽃 등 쉽게 접하기 어려운 식재료를 활용하며 새로운 맛을 찾는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화려한 색감과 독특한 비주얼은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콘텐츠로도 소비된다.
헤이티, 미쉐, 티펄스, 차지 등 브랜드도 다양하다. 헤이티는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미국 내 매장을 40개 이상으로 늘렸다. 해외에서 약 5000개 매장을 운영하는 미쉐는 할리우드 거리의 상징적 명소인 TCL 차이니스 시어터 근처에 미국 1호점을 오픈한 뒤 매장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에도 진출해 해외 시장 접점을 넓히는 중이다.
중국 푸젠성 소재 브랜드 전략·마케팅 컨설팅 회사 푸젠화처의 잔쥔하오 창업자는 "중국 차 체인이 미국에 매장을 여는 것은 중국 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추가 성장 시장을 찾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라며 "미국 신식 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지배적인 브랜드가 없기 때문에 중국 체인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브랜드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고 틱톡과 라부부, 훠궈 등 중국 콘텐츠와 소비문화가 일상에 스며들고 있단 점도 중국 업체들의 해외 확장을 돕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큰 지출을 줄이고 음료 같은 작은 지출에서 만족을 찾는 소비자 흐름과도 맞물렸다.

브랜드별 전략은 차별화된다. 한잔당 10달러 안팎의 음료를 판매하는 헤이티는 세련된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워 도심 핵심 상권을 공략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쉐는 대학가와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독자들의 PICK!
현지화는 장기 성장의 핵심 전략이다. 예컨대 미쉐는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춰 음료의 당도와 차 베이스, 재료 조합을 조정했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더운 기후를 고려해 아이스 음료 비중을 늘리고 열대 과일 맛을 적극 반영했다.
상샹민 차지 공동창업자 겸 부사장은 차이나데일리 인터뷰에서 "맛은 시장 진입을 위한 입장권일 뿐이며 소비자의 충성도를 결정하는 것은 문화적 연결과 융합"이라며 "전통적인 차 문화를 현대적이고 친숙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차가 장기적으로 스타벅스처럼 매일 찾는 '데일리 음료'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왕펑 연구원은 "브랜드가 장기적으로 성장하려면 정확한 시장 포지셔닝과 깊은 현지화,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통해 핵심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