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S 권고한 정부, RCPS 고수하는 VC…현장 '온도차' 이유는

CPS 권고한 정부, RCPS 고수하는 VC…현장 '온도차' 이유는

김진현 기자
2026.08.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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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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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가 벤처투자 표준계약서를 두고 '모태펀드 출자사업 운용사 선정 시 가점 부여' 같은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CPS(전환우선주)와 보통주 투자 유도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벤처투자 시장의 RCPS(상환전환우선주) 선호 현상이 자리잡고 있다. 정책금융기관이 기존에 마련한 성과보수 우대 등의 유인책으로는 이 같은 관행을 바꾸는 데 한계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정책금융기관들은 RCPS 투자가 스타트업 성장의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일자 인센티브를 내걸며 CPS와 보통주 투자를 장려해왔다. RCPS는 회사가 이익을 냈을 때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상환권과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전환권이 결합된 증권이다. RCPS의 상환권은 배당가능이익이 있을 때만 행사할 수 있어 적자가 흔한 스타트업에게는 사실상 실효성이 낮다. 반면 회계상 부채로 인식될 수 있어 스타트업의 재무구조를 왜곡시킨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국벤처투자는 2022년부터 모태펀드 출자사업 시 보통주나 CPS 투자 비중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할 경우 초과 수익의 최대 10% 이내에서 성공보수를 우대 지급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운용 중이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 역시 신주 보통주 투자 비중이 40%를 초과할 경우 펀드 분배금의 10% 이내에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두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공공 부문의 유도책에도 불구하고 CPS 투자 문화의 현장 안착은 요원하다. 업계에서는 인센티브 조건의 문턱이 높고, 대다수 LP들의 RCPS 선호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한 VC 업계 관계자는 "일부 LP가 제시하는 인센티브에 맞춰 CPS 투자를 늘릴 수는 있지만 금융권 등 다른 LP들은 여전히 RCPS를 선호해 투자 구조를 일괄적으로 바꾸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성과보수 우대 등의 유인책이 LP들의 RCPS 선호를 이겨낼만큼 매력적이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LP 입장에서 RCPS의 상환권은 투자 실패 시 회수를 시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인식된다. 펀드 결성을 위해 민간·금융권 LP의 요구를 고려해야 하는 VC 입장에서는 성공 시 제공되는 추가 성과보수만을 이유로 RCPS를 포기하고 CPS나 보통주 투자를 확대하기에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 지난해 전체 벤처투자 금액 6조8111억원 가운데 약 70%는 우선주 형태로 집행됐으며, 업계에서는 이중 대부분이 RCPS 투자였던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사 계열 LP와 주요 공제회는 중기부 표준계약서 도입 이후에도 여전히 CPS 투자와 관련한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투자 대상 기업의 선정과 투자 방식은 규약상 GP(무한책임조합원)의 고유 권한으로, LP가 관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RCPS 중심의 투자 방식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표준계약서 개정 이후 집행된 투자건 중에서도 리드 투자자의 납입이 상반기에 이뤄져 관행대로 RCPS로 계약을 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한 VC 투자심사역은 "모태펀드 사업에서 가점을 준다면 그동안 RCPS를 선호하던 LP들을 설득할 수 있는 여지가 늘어난다"며 "당장 투자 방식을 일괄적으로 바꾸기는 어렵지만 신규 투자부터는 CPS와 보통주 활용을 점차 늘려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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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현 기자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와 벤처캐피탈, 액셀러레이터 산업 전반을 취재하며 투자·혁신 흐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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