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 우승' 안 막아 1000명이 같은 기구 사용…하이록스 결국 규정 변경

이재윤 기자
2026.09.16 11:15
경기 도중 설사를 한 선수를 제지하지 않아 '위생 논란'에 휘말린 글로벌 피트니스 대회 하이록스가 결국 공식 사과하고 관련 규정을 수정했다./사진=온라인 SNS화면 갈무리.

경기 도중 설사를 한 선수를 제지하지 않아 '위생 논란'에 휘말린 글로벌 피트니스 대회 하이록스가 결국 공식 사과하고 관련 규정을 수정했다. 이 선수는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16일(현지 시간) 중국 블루웨일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하이록스 여자 프로 경기에 출전한 호주 국적의 조안나 위트르직(Joanna Wietrzyk)은 경기 도중 설사를 했지만 레이스를 중단하지 않았다. 위트르직은 오물이 다리 등에 묻은 상태로 달리기와 로잉, 썰매 밀기 등 남은 종목을 이어가 1시간1분23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하이록스는 달리기와 기능성 운동을 결합한 실내 체력 경주다. 참가자들은 1㎞ 달리기와 함께 스키에르그, 썰매 밀기·당기기, 로잉 등 8개 운동 종목을 차례로 수행한다.

다수 선수가 같은 트랙과 운동기구를 사용하는 만큼 위트르지크가 경기를 계속한 뒤 공중위생 문제가 불거졌다. 위트르직은 세척도 하지 않고 경기를 이어갔다. 현장을 취재한 중국 매체 등에 따르면 오물이 트랙과 썰매 매트, 로잉머신 등에 묻었으며 이후 1000명이 넘는 참가자가 같은 경기 공간을 이용했다고 한다.

위트르직은 경기 후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스스로에게 독해지든가, 아니면 집에 가라"는 취지의 글과 함께 "승리는 승리다(A win is a win)"라고 남겼다.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를 준 것에 대해선 별다른 설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 설사의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논란은 '대회 운영' 문제로 번졌다. 일부 참가자는 향후 열리는 하이록스 대회 참가를 취소하고 환불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이번 베이징 대회 참가자들에 대한 보상이나 환불 조치와는 별개다.

하이록스는 이 논란이 커지자 잇따라 입장문을 냈다. 하이록스는 경기 당일인 12일 문제가 발생한 구역을 폐쇄·소독하고 관련 장비를 철거했다고 밝혔다. 경기가 끝난 뒤 경기장 카펫을 교체하고 전체 공간에 추가 방역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이튿날 하이록스 글로벌 측은 엘리트 선수와 일반 참가자에게 적용하는 대응 절차가 현장에서 혼재돼 규정 적용에 모호함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선수 개인을 향한 폭력적 위협이나 공격도 중단해달라고 덧붙였다.

14일 하이록스는 다시 입장문을 내고 "기존 글로벌 경기 규정에 이 같은 상황을 명확하게 다루는 조항이 없었다"고 인정했다. 현장 심판진 역시 즉각 개입하지 못했다며 글로벌 본부에 관련 규정 개선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이록스 공동창립자 모리츠 퓌르스테는 직접 사과했다. 그는 "경기 중 즉각 대응하지 않은 실수를 저질렀다"며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모든 사람과 우리가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결국 하이록스는 경기 운영 절차와 규정집을 수정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선수의 혈액이나 구토물, 소변, 대변 등이 해당 선수 또는 다른 선수에게 건강·오염 위험을 일으킬 경우 레이스 디렉터는 의학적 사유로 선수를 경기에서 제외할 수 있다.

다만 해당 상황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실격시키는 규정'은 아니다. 현장 상황에 따라 레이스 디렉터가 선수를 경기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명확한 권한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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