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입만 쳐다보는 시장…이번에도 금리 동결하면 '공수표' 딜레마

유효송 기자
2026.09.16 14:46

미국 연준 한국시간 17일 기준금리 결정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지명자가 21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사진=(워싱턴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주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말뿐인 의장'으로 전락해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 회의에서 뚜렷한 설명 없이 금리를 동결한 전례가 있어서다. 금리인상 전망이 매우 높은 가운데 다시 금리를 동결하면 앞으로 그의 경고를 시장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다.

연준은 오는 15∼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15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할 확률을 92%대로 반영했다.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면 정책금리 목표 범위는 현행 3.50∼3.75%에서 3.75∼4.00%로 높아진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결정을 '시험대'라고 평가한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워시 의장의 6월 취임 회견, 8월 잭슨홀 연설 등에 대해 "이 발언 이후에도 동결을 선택하면 그의 경고는 시장에서 무시해도 그만인 공수표로 전락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6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그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예고해 금리 인상 기대를 키웠다. 정작 지난 7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동결 배경에 대한 설명이 충분치 않다고 느낀 시장은 그의 매파적 발언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 확신하지 못하게 됐다.

8월 잭슨홀 회의 땐 다소 달라졌다. 그는 물가 불안에 대한 경계감을 전면에 내세우며 매파적(통화긴축) 발언을 내놨다. 그는 "기조적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향해 분명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에겐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4%,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2.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과의 전쟁으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크게 올랐다. 하지만 백악관은 줄곧 금리 인하를 요구해 시장이 나타내는 신호와 온도차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동결을 택한다면 워시 의장이 자신을 임명해 준 대통령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의구심을 키울 수밖에 없다.

금리인상 유력하지만 트럼프와 충돌 부담 느끼나

그렇다고 인상을 단행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면충돌은 불가피하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한 방송에서 인플레이션이 개선되고 있어 금리인상이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 의장의 결정을 존중하고 지지할 것이라면서도 대통령이 금리 인상을 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시장이 금리 인상을 기대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채권 시장 역시 불안정해질 수 있다"며 "중앙은행 총재는 투자자들의 기대에 맹목적으로 굴복해서는 안 되지만 정책 입안자들이 이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는다면 특히 오늘날 변동성이 큰 국채 시장에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기준금리를 무조건 인상하기도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동결 또는 인하하면 더 큰 후폭풍을 부를 수 있는 워시 의장의 딜레마 상황을 짚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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