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원대 전분당 담합' 개인 피고인들 "퇴직 이후 담합 안했다"

오석진 기자
2026.08.25 14:50
서울시내 대형마트에 전분당 제품인 올리고당 등 전분당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10조원대 규모의 전분당 가격 담합 사건 재판에서 일부 개인 피고인들이 퇴직한 이후에는 담합 공모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판사 이호선)은 25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사조CPK·CJ제일제당 등 3개 법인과 각 회사 대표이사·전분당협회장 등에 대한 첫 공판준비 절차를 진행했다.

사조CPK 측은 "검찰 공소사실에는 각 피고인의 퇴사 이후 부분도 포함돼 있다"며 해당 기간 담합한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효율적인 재판 진행을 위해 본격적인 공판에 들어가기 전에 검찰이 어떤 법적 논리와 이유로 퇴직 이후까지 공모관계가 유지된다고 보는지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밖에 피고인들 중 일부는 재직 기간 중 담합이 있었을 가능성과 소극적 묵인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으로 가격을 협의해 정하는 과정까지 관여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대해서는 업체별로 입장이 갈렸다. 대상 측에서는 임정배 대표이사 측이 일부 증거에 동의하지 않았다. 향후 증인신문에서 대상 관련 부분을 중심으로 다툴 예정이다.

반면 CJ제일제당 측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모두 동의한다며 변론 분리를 요청했다. 사조CPK 측 역시 증거에 동의하고 변론 분리를 신청했다. 다만 사조CPK 측 일부는 향후 증인신문 과정에 참여해 필요한 사항을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월6일 공판준비 절차를 한 차례 더 진행하기로 했다.

앞선 첫 공판에서 대상·사조CPK·CJ제일제당 소속 일부 피고인들은 담합 가담 사실을 인정하거나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각자의 관여 정도와 책임 범위를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밝혔다.

대상 측 정홍언 전 공동대표와 임 대표 측은 대표자 모임에서 가격을 합의하거나 개별 입찰 및 부산물 가격 담합을 보고받거나 승인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공모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이창주 사조CPK 대표이사 측은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하면서 2024년 대표이사 취임 이전 발생한 범행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했다.

CJ제일제당 측은 담합 공동행위에 가담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다른 업체가 담합을 주도했고 자사의 가담 정도는 상대적으로 경미하다는 입장이다.

전분당 담합은 대상·사조CPK·삼양사·CJ제일제당 등 업체가 8년에 걸쳐 10조원 규모의 가격 담합을 했단 내용이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2017년 7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8년간 전분당 제품의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사전 합의한 혐의를 받는다. 담합 규모는 10조152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식료품 담합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담합 전과 대비해 전분 가격은 최고 73.4% 당류 가격은 최고 63.8% 인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 4월 대상·사조CPK·CJ 제일제당 법인 3곳과 각 회사 전·현직 임직원 및 전분당협회장 등 총 25명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법인 3곳을 제외한 22명 중 김모 대상 사업본부장은 구속기소됐고 나머지 21명은 불구속 상태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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