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조사에 나섰다가 쿠팡의 조사 거부로 철수하는 일이 발생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9일 '가격 맞춤형 쿠폰' 비용을 납품업체에 떠넘겼단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쿠팡 본사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가격 맞춤형 쿠폰은 쿠팡에서 파는 특정 제품 가격이 네이버 등 경쟁 쇼핑몰보다 비쌀 경우 쿠폰을 자동으로 발행해 소비자가 실제 결제하는 가격을 최저가 수준까지 낮추는 방식이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쿠팡이 납품업체에 쿠폰값을 부당하게 떠넘겼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쿠팡은 공정위로부터 조사 사실을 사전에 통지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행정기관이 현장조사를 할 때는 원칙적으로 조사 개시 7일 전까지 조사 대상자에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는 행정조사기본법 조항을 이유로 들면서다.
쿠팡은 사흘 연속 공정위 조사를 거부한 뒤 지난 21일 법원에 공정위의 현장조사 결정·처분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반면 공정위는 이번 현장조사가 사전 통지 의무 예외에 해당한단 입장이다. 행정조사기본법은 증거 인멸 등으로 조사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조사 개시와 동시에 조사 목적을 구두로 알릴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공정위는 피조사자가 조사 일정을 미리 알면 증거를 인멸할 것을 우려해 대개 사전 통지 없이 현장조사를 벌여왔다.
피조사 기업이 조사 과정에서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등 조사에 비협조한 사례는 있었지만, 법 적용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며 조사를 거부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현장조사의 적법성을 향후 소송에서 다투고, 쿠팡의 조사 거부 행위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조사 거부 시 최대 2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