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에서 실종자 시신이 잇따라 발견되고 경찰의 부실 대응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가수 성현우가 과거 제주에서 흉기를 든 남성에게 쫓겼다고 밝힌 영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성현우는 지난 2월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방송에서도 하지 않았던 이야기다. 혹시 영상을 보고 찾아올까 봐 무서워 말하지 못했다"며 2021년 제주에서 겪은 일을 털어놨다.
당시 성산일출봉 인근 게스트하우스에 숙소를 잡은 그는 저녁 식사를 위해 한 칼국숫집을 찾았다. 식당에는 소주를 마시며 식사하는 중년 남성이 있었다. 성현우에 따르면 술에 취한 남성은 자신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외국인 여성 종업원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성현우는 종업원이 도움을 요청하는 듯 자신을 바라보자, 남성에게 "저도 여기 손님인데 너무 시끄럽고 욕을 많이 하신다. 조용히 식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남성은 "당신이 뭔데 끼어드냐"고 했고, 성현우는 "저도 여기 손님이고 아저씨 혼자만 있는 식당이 아니"라며 맞섰다.
식당 주인이 남성을 밖으로 내보내면서 상황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성현우가 식사를 마치고 나오자, 밖에서 기다리던 남성은 "어이, 이리 와봐"라며 성현우를 불러세웠다.
남성은 성현우보다 키가 크고 체격이 건장한 편이었다고 한다. 그는 뒷짐을 진 채 "너 싸움 잘하냐"고 물은 뒤 등 뒤에 숨기고 있던 흉기를 꺼내 들어 성현우를 위협했다. 남성은 회칼로 보이는 흉기 손잡이를 자신의 손목에 붕대로 단단히 묶어둔 상태였다고 한다.
성현우는 "종업원과 식당 주인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식당 반대 방향으로 달아났다. 뒤를 돌아봤는데 남성이 칼을 들고 뛰어오고 있었다"며 "주변엔 도움을 요청할 사람도 없었다. 지금 안 뛰면 죽는다고 생각해 미친 듯 뛰었다"고 떠올렸다. 당시 주변은 가로등이 거의 없어 어두웠고 인적도 드물었다고 한다.
남성을 따돌린 성현우는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 약 3~5분 만에 숙소에 도착했으며, 인근 골목에서 남성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거 당시에도 남성은 붕대로 흉기를 손목에 고정한 상태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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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우는 이후 진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한 경찰관이 "왜 이렇게 놀랐느냐"고 거듭 물어 황당했다고 했다.
성현우가 "안 놀랄 상황이 아니지 않으냐"고 하자, 당시 경찰관은 "제주도에서는 흔한 일"이라며 "바닷가 쪽에는 뱃사람이 많아 칼로 위협하는 사람도 많다. 웬만하면 뱃사람과 다툼을 만들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고 한다.

사연이 공개된 뒤 일각에서 조작 의혹이 제기되자 성현우는 후속 영상을 통해 사건 조회 화면 일부를 공개했다. 공개된 화면에는 사건명이 '특수협박'으로 기재돼 있었고, 검사의 처분이 완료된 것으로 표시됐다. 다만 기소 여부 등 구체적인 처분 내용과 재판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 영상이 다시 주목받는 배경에는 최근 불거진 제주 경찰의 실종 사건 부실 대응 논란이 있다. 제주 경찰은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하고 초기 수색을 중단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5월 제주시 한림읍에서 실종된 장미란씨 사건이 대표적이다.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경장은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약 2시간30분 만에 신고자에게 "장씨와 연락이 닿았고 무사하지만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알린 뒤 사건을 종결했다. 그러나 실제로 A경장과 장씨가 통화한 기록은 없었다.
장씨의 연인이 지난달 다시 신고하려 했지만 기존 종결 기록 때문에 접수되지 않았다. 이틀 뒤 장씨 가족이 서울에서 다시 실종 신고하면서 뒤늦게 수색이 재개됐다. 그사이 장씨의 마지막 행적을 확인할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상당수는 보존기간이 지나 삭제됐다.
경찰은 24일 장씨가 머물던 숙소에서 멀지 않은 농장에서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 최초 신고가 접수된 지 104일 만이었다. A경장이 비슷한 방식으로 종결한 또 다른 실종 사건의 당사자도 최근 숨진 채 발견돼 부실 대응 논란은 더 커졌다.
최근 사흘 동안 제주에서 발견된 실종자 추정 시신은 모두 4구다. 다만 이들의 정확한 사망 원인과 강력범죄 관련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의 타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정확한 신원과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