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비리' 법조인· 경찰 15명 처리

'법조비리' 법조인· 경찰 15명 처리

양영권 기자, 장시복
2006.08.23 15:22

고급 카펫 수입업자 김홍수씨(수감 중) 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23일 김씨로부터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특가법의 알선수재)로 조관행 전 고등법원 부장판사를 구속 기소하고, 김모씨 전 대법원 재판연구관, 박모 전 수원지검 부장검사, 송모 전 서울서부지검 부장검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아울러 이모씨 전 관악경찰서 수사과장을 뇌물수수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앞서 검찰은 김씨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김영광 전 검사와 민오기 총경이 구속 기소된 바 있어 이번 사건으로 사법처리된 법원 검찰 및 경찰 고위 인사는 7명으로 늘었다.

검찰은 또 김씨로부터 휴가비와 용돈, 회식비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현직 부장판사 4명과 현직 검사 1명, 현직 경찰 간부 2명을 적발하고 해당 기관장에 비위사실을 통보했다.

또 총경급 경찰 간부 1명에 대해서는 혐의와 관련한 참고인의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내사중지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수사 대상이 법원 검찰 경찰이라는 점에서 수사팀에 상당한 심적 부담이 있었지만 다른 사람의 잘못을 가리는 재판·수사 업무 종사자 비리는 보다 엄정하게 처리돼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혐의자의 직역이나 지위 고하를 가리지 않고 관련자 전원을 철저히 수사해 엄중하게 처리했다"고 밝혔다.

◇부장판사가 돈받고 '관선 변호'= =검찰에 따르면 구속 기소된 조 전 부장판사는 김홍수씨로부터 2002년3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민·형사·행정사건 담당 재판부에 대한 청탁 명목으로 현금 5000만원과 1000만원 상당의 이태리제 수입가구, 개당 3000만원 상당의 이란산 카펫 2장을 받은 혐의다.

김 전 재판연구관은 김홍수씨로부터 2003년6월~7월께 재판 청탁 명목으로 현금 1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비위사실이 통보된 부장판사 4명은 2002년 3월부터 2004년4월까지 김홍수씨로부터 휴가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이 드러났으나 받은 돈이 기교적 적고 대가성이 없어 보여 형사 처벌 대상에 포함하지는 않았다.

기소된 검찰 측 인사 가운데 박 전 부장검사는 김홍수씨로부터 3건의 형사 사건에 대한 청탁 명목으로 2004년3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8차례에 걸쳐 1400만원을 수수한 혐의가, 송 전 부장검사는 작년 1월부터 5월 사이 김씨로부터 배임사건 청탁 명목으로 2회에 걸쳐 800만원을 받은 혐의가 적용됐다.

비위사실이 밝혀진 현직검사는 김씨로부터 작년 6~7월께 회식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측 인사 가운데 기소된 이 모 전 관악경찰서 수사과장은 2004년 10월 김홍수씨로에게 형사피의자의 지명수배 조회 결과 등을 알려주고, 같은해 12월 사기사건을 잘 해결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200만원을 받은 혐의다.

비위사실 통보된 경정 1명과 경위 1명은 김씨로부터 용돈 등의 명목으로 작년 1월부터 7월 사이 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 '스폰서 문화'가 법조브로커 양산= 검찰 수사 결과 친분 관계가 있는 판·검사나 경찰관 등을 통해 사건을 직접 담당하는 동료 판·검사, 경찰관에게 선처를 부탁하는 속칭 '관선변호'가 이뤄진 사실이 사실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법조브로커나 사건 관계자들은 관선변호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았고, 관선변호를 해 달라며 금품을 제공하는 경우가 수사사례의 대부분이었다"며 "실제로 돈 받은 인사들이 관선변호에 나선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장기간에 걸쳐 회식비 등 명목으로 돈을 받거나 향응을 제공하는 이른바 '스폰서' 문화가 법조브로커를 양산했다는 평가다. 법조브로커는 동향 출신, 동기 또는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법조인이나 경찰관 모임 등에 스폰서 역할을 하면서 자신의 인적 관계를 확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법조브로커는 스폰서 문화에 편승해 법조인이나 경찰관 등과 친한 관계를 맺은 후 이를 사건 청탁의 기회로 이용했다"며 "김홍수씨의 경우 고급 수입카펫 판매점을 운영했기 때문에 법조인들이 경계심을 허물고 쉽게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정 브로커의 경우 장기간에 걸친 개인적 친분과 광범위한 인적 유대를 기반으로 일부 지역이 아닌 전국적인 차원에서 사건에 관한 청탁을 해 왔으며, 나아가 의뢰인으로 사건 해결 청탁을 받은 브로커가 본인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 다른 브로커에게 다시 청탁을 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검찰은 "앞으로 정보 수집 역량을 결집해 고질적인 법조브로커를 확인하고 그 명단을 작성해 관리할 계획"이라며 "이번 수사를 통해 밝혀진 문제점에 대한 대책을 포함해 법조 비리를 근절할 수 있는 방안을 대검찰청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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