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통신 요금에 대한 불만과 비난이 봇물 터지듯 흘러나오더니 결국 방송통신위원회가 행정지도 카드를 꺼내들었다. 실효성이어야 두고 보아야겠지만 어쨌든 요금 인하가 이루어지게 됐다.
이용자들의 요금인하 요구는 사업자의 반론이 있지만 해외 선진국 보다 높은 국내요금 수준과 그동안 축적된 조 단위의 초과이윤에 근거를 두고 있다.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의 초과이윤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는 만큼 이를 차치하고라도, 이에 대한 비난과 책임이 통신서비스 사업자에게 향하고 있는 것은 사업자 처지에서는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다.
사실 이동통신 시장에서 초과이윤의 발생은 불완전경쟁, 소위 과점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다. 소비자가 낮은 가격과 높은 품질을 선호하듯이 사업자도 낮은 경쟁과 높은 이윤을 추구하고 따라서, 과점구조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이를 사업자 책임으로 돌리기에는 무리라는 의미다.
오히려 공익증진이라는 미명하에 통신 사업자에게 요구되는 비용의 분담이 왜곡된 비용보조와 통신요금 인상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경제학적 메커니즘을 봐야 한다.
우선 사업자들은 초과이윤을 명목으로 정부가 요구하는 기금 및 출연금을 각출해 왔다. 그동안 정부가 신성장동력 발굴이라는 목적 하에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에게 수십조 규모의 투자를 종용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가 사업비용 전가, 공익 증진비용의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그나마 이러한 투자는 성공한다면 사업자에게도 새로운 시장을 열고 수익원을 제공할 수 있을 터이니 명분이라도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이 도시미관이나 경전철공사를 이유로 전주와 전주의 통신선(공중선)을 통신사업자 자신의 비용으로 신속하게 지중화 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억지다.
지자체는 예산을 절감할 수 있어 좋겠지만 그동안 공중선을 중앙정부의 허가 및 감독아래 구축해온 통신서비스 사업자로서는 홀로 비용을 부담해야 하자니 억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개정되는 '통신비밀보호법'에서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통신서비스 사업자에게 통신 감청설비 구축과 감청을 사업자 비용으로 수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장애인차별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통신사업자가 장애우가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중계서비스를 제공하라고 요구한다(이는 도로 구축 및 관리 사업자에게 장애우가 도로를 이용할 때 필요한 차량과 기사를 지원하라 요구하는 셈이다).
또한, '정보통신기술관리법'은 통신서비스 사업자의 통신망에 대한 자체공사 및 설계감리를 금지하고 이를 전문성도 없는 외부기관에 위탁하려 하고 있다. 사업자로서는 네트워크 비용인상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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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련의 상황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초과이윤이 발생했다면, 이는 통신서비스 이용자로부터 나온 것이다. 초과이윤을 환원한다고 하면 당연히 이용자에게 돌려주어야한다. 타 부문이나 지자체로 빠져나가는 것은 결국 통신서비스 이용자가 엉뚱하게 그 비용을 보조하는 셈이다.
통신서비스는 물가관리품목, 생활필수품목에 포함돼 있는 국민들에게는 필수적이고, 따라서 그 수요가 요금에 대해 비탄력적인 서비스다. 경제학 기본에 따르면 통신서비스 사업자의 각종 비용 부담은 서비스 원가로 이전되고, 결국 고스란히 통신서비스 이용자에게 요금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 특히 수요가 비탄력적인 경우 소비자, 즉 이용자의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된다.
이번 요금인하는 이용자들의 꾸준한 요구와 감시에 의한 결실이다. 그런데 요금인하 만큼 중요한 일이 요금인상을 초래하는 통신 사업자에 대한 외부 요구나 압력들을 단절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은 규제대상으로서 각종 비용부담에 대한 사슬을 끊어달라고 당당히 요구하기 어려운 처지이다. 결국 또다시 이용자가 요금인상 요인 발생에 대한 감시에 나서야 될 모양이니 이래저래 이용자들은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