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P씨는 펀드를 이제 막 시작하려는 초보 투자자다. 펀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며 어떤 펀드에 어느 정도 투자해야 할지 고심 중인 P씨.
그는 일단 결혼 전까지 3~4년의 여유를 갖고, 매달 80만원을 펀드에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물론 80만원을 한 펀드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몇개 펀드에 분산할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지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 상황. 일단 그는 국내펀드 중 삼성그룹주 또는 5대그룹펀드 등을 물색하고 있다. 또 해외펀드 중 인디아펀드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환경 관련 펀드에도 분산투자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과연 P씨가 월 80만원을 펀드에 투자한다면 몇개의 펀드에 어떤 비율로 분산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안정균 SK증권 펀드애널리스트와 서경덕 하나대투증권 펀드애널리스트의 의견을 통해 P씨의 펀드 분산투자 전략을 세워본다.
◆월 80만원 펀드투자 '괜찮을까?'
우선 P씨는 매달 펀드에 불입하는 80만원이란 금액이 지나치게 많은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 즉 펀드 투자 외에 매달 안전하게 현금성자산을 따로 관리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월수입 중 생활비 등 필수 지출을 제외하고 남는 자금 80만원을 모두 펀드에만 투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안정균 애널리스트는 "3년 이상 중장기적 관점에서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것은 좋다"며 "하지만 펀드를 유일한 재테크 수단으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어 "예적금 등 안전한 현금성 자산을 따로 관리하고 있지 않다면 월 펀드 불입액을 줄여야 한다"며 "80만원 중 20만원은 수익률은 낮지만 안전성이 높은 채권형펀드나 CMA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국내주식형 60~70% 투자
만약 P씨가 월 80만원을 펀드에 투자할 여력이 충분하다면 네개의 펀드에 분산투자 할 수 있다. 일단 80만원 중 60~70%는 국내주식형펀드에 투자하면 적합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안 애널리스트는 "당초 국내펀드와 해외펀드의 비중을 6대 4 정도로 잡았지만 이젠 7대 3으로 국내펀드의 비중을 높여도 좋다"며 "비과세혜택이 없어지면서 해외펀드의 메리트가 다소 떨어진 점을 감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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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펀드 연 수익률을 10%로 가정했을 경우 국내펀드는 10%의 수익률을 전부 누릴 수 있지만 해외는 세금으로 인해 실제 수익률은 8.5%로 줄게 된다. 결국 해외주식형펀드에 가입했을 때는 국내주식형펀드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안 애널리스트는 "펀드 분산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과 종목이 겹치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국내주식형펀드에 60만원을 투자한다면 이 중 30만원은 그룹주펀드, 15만원은 중소형주펀드, 15만원은 인덱스를 추종하는 ETF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서경덕 애널리스트는 조금 더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요구했다. 그는 "80만원 중 절반인 40만원을 국내주식형펀드에 할당할 수 있다"며 "20만원은 국내성장형펀드, 20만원은 가치형펀드로 분산하면 좋다"고 밝혔다.
이어 "그룹주펀드는 테마적인 성격이 강하므로 예상치 못한 변수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며 "대형주 중심의 성장형펀드와 저평가된 대형우량주에 투자하는 가치형펀드를 선별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인도보다 브릭스
P씨가 나름대로 투자할 국내펀드를 선별했다면, 다음은 해외펀드를 고르는 게 문제다. 현재 P씨가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펀드는 인디아펀드. 하지만 펀드 전문가들은 분산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인디아보다 브릭스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서 애널리스트는 "80만원 중 20만원을 해외주식형펀드에 투자한다면 이머징국가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인도 한 국가에 투자하는 것보다 네 국가에 고르게 투자할 수 있는 브릭스펀드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안 애널리스트는 "물론 인도도 투자유망 국가로 꼽을 수 있지만 미국과 마찬가지로 재정적자 문제가 걸림돌이다"며 "인도가 재정적자를 극복하면서 경기부양책을 계속 진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전히 중국의 성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80만원 중 20만원을 브릭스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채권ㆍ주식 혼합형에 관심
국내펀드와 해외펀드 외에 P씨가 분산효과를 높이기 위해 투자할 만한 펀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일단 P씨는 녹색성장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환경 관련 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녹색성장과 관련한 펀드는 아직 불확실성이 많다는 점이 문제다.
안 애널리스트는 "녹색성장 펀드 역시 투자가치는 있지만 투자기간을 얼마나 장기적으로 할 것이냐가 문제"라며 "투자기간을 3~4년으로 잡고 있다면 녹색성장펀드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5년 이상 투자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환경 관련 펀드 투자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꾀하는 것도 괜찮다. 서 애널리스트는 "국내와 해외 주식형펀드 외에 20만원 가량을 채권주식혼합형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10월부터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주식형펀드 투자의 비중을 조금 낮추고 다소 보수적인 투자를 추천하고 있다"며 "하지만 투자 기간을 4년가량 중장기적으로 잡는다면 주식형의 비중을 높여도 좋지만 일부는 안정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채권주식혼합형으로 분산하면 적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