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지나친 요구는 다른 영역 이익 침해
산업 생태계 타격, 사회 '공유가치' 파괴
미래에 투자안하면 성과급도 없어질 것
최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사상 초유의 총파업을 예고하며 대한민국 경제에 거대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제도화와 OPI(초과이익성과급) 상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이것이 근로자의 정당한 보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생존 게임이 된 지금, 이번 파업 예고가 우리 공동체와 산업 생태계 전체의 지속 가능성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냉철한 성찰이 필요하다.
먼저 이솝 우화 속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당장 배 속의 황금을 모두 갖고 싶어 거위의 배를 가른 농부는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삼성전자라는 '거위'가 지속적으로 '황금알(성과급)'을 낳기 위해서는 매년 천문학적인 연구개발비(R&D)와 시설투자가 필수적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25년 한 해에만 37.7조 원의 R&D 비용과 52.7조 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하며 기술 초격차를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수준의 과도한 이익 배분은 결국 미래를 위한 투자 재원을 고갈시켜, 거위의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특히 반도체 업황에 따라 성과급의 기준을 고정하라는 주장은 변화무쌍한 시장의 원리를 도외시한 채, 자신들의 이익만을 절대적 가치로 상정하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하버드 대 교수 마이클 포터가 주창한 '공유가치창출(CSV)' 관점에서도 이번 파업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CSV는 기업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며 경제적 수익을 창출해 공동체 전체 가치를 키우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수천 개의 협력사와 생태계를 공유하는 국가 대표 기업으로, 생산 라인의 중단은 개별 기업의 손실을 넘어 전후방 산업 전체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공급망 차질과 대외 신인도 하락은 기업이 사회와 함께 창출해야 할 '공유가치'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행위다.
또한 현대 경영의 지표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측면에서도 노조의 행보는 심각한 리스크다. ESG에는 노사 관계의 안정과 협력이 포함되며, 투명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담겨 있다. 노조가 회계 투명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외면한 채 집단적 실력 행사로 요구 관철에만 몰두하는 것은 ESG 가치에 역행하는 일이다. 특히 현재 삼성 내부에서 벌어지는 부문 간의 '노노(勞勞) 갈등'은 조직의 포용성을 저해하고 경영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고질적인 병폐가 되고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대한민국 반도체 경쟁력의 약화다. 대만의 TSMC는 삼성이 내부 갈등에 발을 묶인 사이 2나노 공정 도입과 글로벌 공장 증설에 속도를 내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 미국 인텔과 마이크론 역시 삼성의 공급망 불확실성을 틈타 고객사 탈취를 노리는 등 '삼성의 위기'를 '자신의 기회'로 포착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반도체는 우리 수출의 핵심 자산이자 국가 안보 자산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패권 경쟁을 위해 사활을 거는 현시점에서 멈춰 선 공장은 곧 경쟁력의 영구적 상실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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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은 노조의 권리이지만, 그 권리는 공동체의 안녕과 국가 산업의 미래라는 책임의 테두리 안에서 행사되어야 한다. 과거처럼 투쟁을 통해 파이를 나누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글로벌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단순히 '나눠 가질 돈'이 아니라, 내일의 생존을 위해 '심어야 할 씨앗'이다. 노조가 눈앞의 황금알에 매몰되어 거위의 배를 가르려 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 자신과 대한민국 경제 전체로 돌아올 것이다.
지금은 파업의 투쟁가를 부를 때가 아니라, 급변하는 시대에 노사가 어떻게 공유가치를 극대화할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집단이기주의는 결국 공동체 전체의 불행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경제의 심장인 반도체 라인이 탐욕이라는 이름 아래 멈춰 서는 비극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 기업이 쓰러진 뒤에 받는 성과급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