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배재규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상무)

"비용을 최소화하는 투자가 가장 좋은 투자입니다. 상장지수펀드(ETF)는 낮은 비용으로 투자자에게 더 많은 수익을 안길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있습니다. 일부 제도개선만 뒷받침되면 현재 아시아 4위 수준인 시장규모가 2위권까지 뛰어오를 수 있습니다."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사진은 2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거래소열린 '글로벌 ETF 컨퍼런스'에서 기자와 만나 "ETF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국내 투자자의 참여에 기반한 유동성 증가가 필수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TF(Exchage Traded Fund)는 거래소에 상장된 인덱스 펀드 중 하나다. 거래소에 따르면 1990년대 초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글로벌 ETF시장은 1400조원의 규모로 성장했다.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ETF는 총 63종목으로 이들 시가총액은 6조원대에 이른다.
아시아의 ETF 시장의 경우 일본이 36조원 정도의 가장 큰 시장규모를 자랑한다. 홍콩은 30조원 정도로 뒤를 잇고 있다. 한국의 ETF 시장은 일본 홍콩 중국에 이어 4위 규모다.
배 본부장은 한국종합금융 SK증권 등을 거쳐 2001년 삼성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삼성자산운용에서 코스닥시장 상장종목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종목선정과 운용을 통한 시장 대비 초과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액티브펀드' 운용을 담당해왔다.
그러다 지난 2001년 우연히 1945년 존 보걸이 쓴 '뮤추얼펀드의 상식'이라는 책을 처음 접했다. 배 본부장은 그 때부터 액티브펀드 중심에서 패시브펀드 중심으로 '전향'했다.
배 본부장은 "액티브펀드는 시장 대비 초과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만큼 리서치 및 상품분석을 위한 비용이 많이 든다"며 "전체 펀드매니저 중 시장대비 초과수익률을 올리는 이들은 30%에 불과하지만 2년 연속 초과수익을 거두는 이들은 10%대 안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에 비해 시장평균 수익률을 추구하는 소위 패시브펀드의 경우 액티브펀드에 비해 비용이 4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며 "장기 상승장 추세에서 투자자는 ETF를 통해 싼 비용만 치르고도 안정적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ETF 관련제도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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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국내의 경우 올 7월부터 ETF에 대한 보유세를 매기면서 2012년부터는 별도로 주식상품과 같은 거래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라며 "기초자산이 펀드이면서 주식처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보니 당국이 이중과세할 여지가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법은 외국으로의 국부유출을 우려하는 시각을 반영해 해외 ETF의 국내 거래소 교차상장을 금지하고 있다"며 "일본·홍콩의 경우 이를 통해 시장육성과 더불어 투자자에게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보장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과도한 규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2002년 처음 ETF가 국내에 도입된 이래 한국의 ETF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ETF 발전을 위한 금융인프라가 일본과 홍콩에 비해 더 선진적이기 때문에 세제 등 일부 규제가 풀리면 더 급속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