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청주 충청점 이어 또 다시 마찰
2012년 8월 오픈 예정인 충북 청주시 대농지구의 현대백화점 충청점. 인근 행정중심복합도시 등을 비롯해 청주 서부권의 새로운 '골드 상권'을 주도할 것이란 기대를 모은 이 백화점은 착공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7년 대농지구 지웰홈스 아파트 분양 당시, 시행사인 신영은 현대백화점 등이 입점할 예정이라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실시했다. 이를 믿은 이들은 주변시세보다 높은 분양가에도 선뜻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대농지구 개발 일정이 차질을 빚으면서 입점 예정이었던 현대백화점 역시 착공조차 하지 않은 채 공사가 4년가량 지연을 거듭해 지역사회의 원성을 샀다.
당시 현대백화점 측은 "시행사인 신영 측에서 진행한 현대백화점의 입점 광고였다"며 "상권이 제대로 갖춰지기 전엔 사업추진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급기야 입점 철회설까지 제기되자 속타는 입주자들은 '허위 과대 분양 광고'라며 신영 측에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는 등 백화점 착공 이전까지 진통이 만만치 않았다.
그리고 현재 충남 아산의 펜타포트 특별지구에서도 현대백화점을 둘러싸고 충청점과 유사한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현대百 충청점 데자뷔? “입주자만 속 탄다”
2007년 충남 아산의 펜타포트는 초호화 주상복합단지 분양을 대대적으로 실시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이곳은 충북 청주 '지웰시티',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메타폴리스'와 함께 '빅3' 복합단지로 손꼽혔다. 자연히 기대심리가 높았다. 주변시세보다 300만원가량 높은 3.3㎡당 평균 1600만원 정도의 고분양가에 계약이 속속 체결됐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 이곳에선 한숨소리만 들린다. 주거단지만 공사를 마친 채 올 10월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당초 광고했던 상업시설은 전혀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백화점 입점 예정지는 텅빈 부지만 덩그러니 자리한 채 지난 3월 건축허가까지 취소되는 등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이곳의 시행을 맡은 곳은 펜타포트개발. SK건설 컨소시엄에 참여한 14개사가 공동투자해 설립했다. 현대백화점은 이곳 백화점 부지의 입점 우선권을 갖는 조건으로 참여했다. 현대백화점의 컨소시엄 지분은 3% 정도.
입주자협의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은주 씨는 "분양 당시만 하더라도 안내원들이 아예 '현대백화점 자리'라고 광고를 했다"며 "입주자들이 확인하기로는 2007년 주거단지가 들어서는 1, 3지구와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4, 8(현대백화점 입점 예정지) 지구가 동시에 사업승인이 난 상태였기 때문에 비슷한 속도로 사업이 진행되는 걸로 믿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상업시설 단지의 개발이 미뤄지자 문제가 불거졌다. 성난 분양계약자들은 2008년 펜타포트개발 측에 진행상황 확인을 요청했고, 펜타포트개발은 당시 안내문을 통해 "8블록 현대백화점은 2009년에 착공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명시하며 계약자들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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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특히 현대백화점은 2009년 12월 외관변경 신청까지 들어가 있는 상태였다"며 "입주 예정자들 입장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조만간 입점할 것을 확신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입주자협의회의 주장과 달리 현대백화점 측은 "분양 당시 광고나 안내문과 관련해서는 펜타포트개발 측에서 현대백화점에 별다른 통보 없이 진행한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때문에 법적인 책임은 전혀 없다는 것.
사업추진이 당초 계획과 수년간 어긋난 것에 대한 책임도 현대백화점은 시행사에 떠넘기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건축허가와 설계변경 신청은 시행사인 펜타포트개발의 독단으로 진행됐다는 논리다.
반면 펜타포트개발은 현대백화점과 확연히 다른 입장을 보인다. 상업지구 개발과 관련해 현대백화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태세다. 펜타포트 관계자는 "컨소시엄에 참여하며 주거부분은 2011년, 상업시설은 2013년까지 사업기간 내에 완성해야 한다는 것을 현대백화점이 인지하고 있었다"며 "정황증거를 토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그는 "분양 안내문의 내용이나 설계변경 신청 등은 당시 현대백화점과 내부적으로 협의를 통해서 진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판알 튕기다…입점 포기설도
그렇다면 현대백화점이 충남 아산점의 입점을 미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펜타포트가 들어서는 아산시는 3~4년 전만 하더라도 황해경제자유구역 등 국가규모 대단위 개발사업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LH공사의 자금난 등과 맞물려 개발 계획이 줄줄이 좌초 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 지난 3월 말 신도시급 규모인 충남 아산 탕정2단계와 오산 세교3지구 개발사업이 전면 취소되는 등 신도시 개발 사업 자체가 난관에 부딪혔다.
설상가상으로 현대백화점 입점 예정지 인근에 한화갤러리아 센터시티가 오픈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변 상권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가 치열한 고객유치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펜타포트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현대백화점 입점지 건축허가를 다시 신청해야 하는데, 법률상 주차장 전용 면적 등이 강화되면서 대략 1개층 매장 면적이 줄어들게 됐다"며 "신도시 2단계 사업 백지화로 예상 유입인구가 당초 120만명에서 현재 85만명 정도로 줄어든 상황에서 갤러리아까지 입점하자 현대백화점 측이 수익성에 대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 역시 "주변 상권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허허벌판에 백화점이 들어설 수는 없다"며 "게다가 8월 대구점, 내년 충청점 등 2015년까지 줄줄이 개점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아산점은 그 이후에나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자 현대백화점이 컨소시엄을 파기할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펜타포트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현대백화점과의 입점 협의는 '인구 130만명 정도'를 조건으로 잠정 중단된 상태. 난항을 겪고 있는 아산 신도시 개발이 다시 급물살을 타지 않는다면, 치열한 고객경쟁까지 감수해야 하는 조건에서 입점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펜타포트 관계자는 "컨소시엄에 참여한 주주들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입점을 철회하기는 힘들 것이다"고 예상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도 "입점 의지를 갖고 있다"며 "충청점 역시 주변 여건에 따라 입점 시기를 결정했듯이 충남 아산점도 주변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입점 시기를 결정할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