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 선진국으로 갈아탄다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 선진국으로 갈아탄다

임상연 기자
2011.05.25 10:40

중국·브라질 등 주식 대거 처분…美·日 등 선진국으로 갈아타

이머징마켓 투자비중 1년새 70%->47%로 급감

中 줄이고 美로 옮겨타...선진국 비중 50% 육박

국내 주식도 비중 축소...수익률은 전기비 하락

"자산의 70%는 이머징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최근까지 이처럼 이머징 주식투자를 강조했다.

하지만 미래에셋의 주력펀드인 인사이트펀드는 이머징 주식투자 비중을 대폭 축소하고 오히려 미국 등 선진국 주식투자 비중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산의 60%가 넘었던 중국과 브라질 주식을 대거 처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사이트펀드 이머징->선진국 180도 달라져

25일 인사이트펀드의 분기별 자산운용보고서에 따르면 인사이트펀드는 3월 말 현재 한국을 제외한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 이머징 주식투자 비중이 46.9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0.33%보다 무려 23.38%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작년 말과 비교해도 15.27% 줄었다.

이머징 중에서 가장 많은 자산을 투자했던 중국 주식비중이 크게 줄었다. 작년 3월 41.63%에 달했던 중국 주식비중은 작년 말 21.64%로 절반가까이 줄었고, 지난 3월에는 14.18%로 급감했다. 인사이트펀드의 중국 주식비중이 10%대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다음으로 투자비중이 높았던 브라질과 러시아 주식도 대거 처분했다. 브라질과 러시아 주식비중은 작년 3월 각각 20.23%, 7.75%에서 작년말 26.52%,11.67% 증가했지만 지난 3월에는 다시 19.92%, 11.12%로 감소했다. 국내 주식 역시 비중을 축소했다. 인사이트펀드의 국내 주식비중은 작년말 11.95%에서 9.91%로 낮아졌다.

인사이트펀드는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주식을 대거 처분한 대신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주식투자 비중을 대폭 늘렸다. 인사이트펀드의 선진국 주식투자 비중은 작년말 20.3%에 그쳤지만 작년 말 25.84%로 늘었고, 지난 3월에는 43.14%로 급증했다. 불과 1년새 선진국 주식투자 비중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특히 미국과 일본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인사이트펀드내 미국 주식비중은 작년 3월 9.3%에서 작년 말 11.68%, 지난 3월 22.53%로 급증해 투자국가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일본 역시 작년 말 4.79%에서 7.35%로 증가했다. 이밖에 스위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식비중도 작년 말 9.37%에서 13.26%로 늘었다.

포트포리오를 전면 교체했지만 수익률은 부진하다. 인사이트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큰 '미래에셋인사이트증권자투자신탁1호(주식혼합)종류A'의 수익률은 연초 -11%에서 최근 -14% 정도로 떨어졌다. 투자비중을 줄인 중국 러시아 한국 증시는 오히려 오른 반면 투자비중을 늘린 일본 유럽 증시는 하락한 탓이다. 실제 올 1분기 러시아 증시는 15.3%, 중국은 4.27%, 한국은 3.41% 오른 반면 일본은 원전사고 영향으로 -4.6% 하락했다.

◇박현주 '이머징 투자론' 장기 성과부진에 발목?

인사이트펀드의 이 같은 포트폴리오 변화는 박현주 회장의 '이머징 투자론'과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박현주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머징 투자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강조해왔다. 그는 작년 11월 개최된 미래에셋 이머징마켓 전문가 포럼에서 "앞으로 경제 성장률 자체로만 보면 성장 동력은 이머징 시장에서 나올 것"이라며 "자산의 70%는 해외에 투자하되 이머징 주식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는 아직 진행 중이며 미국 경제가 좋아질 때까지 돈은 이머징 시장으로 와 원화는 절상 될 테니 우리나라 돈은 밖으로 나가야 한다"며 이머징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초 신년사에서도 박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이머징 마켓의 부상이 가속화되면서 미래에셋에게 천재일우의 기회가 왔다"며 "이머징마켓 전문가로서 고객들에게 자신 있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박현주 회장이 이머징 투자를 강조한 것은 중장기적인 전망"이라며 "인사이트펀드는 엑티브펀드로 미국 경제회복 전망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변경한 것이며 향후 다시 이머징 비중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단기적으로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대폭 교체한 것이라는 뜻. 인사이트펀드는 수익률 부진으로 올 들어서만 6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자산운용사 한 고위관계자는 "박현주 회장이 올 들어 인사이트펀드의 수익률 회복을 자신했지만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수익률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인플레 우려 등으로 기대와 달리 이머징 증시가 고전하자 포트폴리오를 전면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상황이나 전망에 따라 펀드의 포트폴리오는 언제든 변할 수 있다"면서도 "CEO의 투자관과 펀드내 포트폴리오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이나 시장은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임상연 미래산업부장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변화와 혁신으로 스타트업과 함께 발전해 나가겠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