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헤지펀드 출범 2개월···수익률 '극과 극'

한국형 헤지펀드 출범 2개월···수익률 '극과 극'

권화순 기자
2012.02.16 05:45

삼성운용 3.77% 1등, 한화운용 -3.98% 꼴찌···증권사 '큰손' 유치 가열

한국형 헤지펀드가 호기롭게 닻을 올린 지 2개월 가까이 지났다. 그동안 11개 운용사가 뛰어든 가운데 수익률은 극과 극을 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자산운용이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인 수익률을 올린 반면 한화자산운용 등 일부 운용사의 1호 펀드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헤지펀드간 '실력' 차이가 벌어지면서 '트랙레코드'(운용성과)가 만들어지려 하자 판매에 소극적이었던 대형증권사들이 거액자산가 유치전에 돌입했다.

◇누가 잘했나=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형 헤지펀드 운용자격을 얻은 13개 운용사 가운데 지난해 12월23일 9개사(삼성, 미래에셋, 한국, 우리, 신한BNPP, 미래에셋맵스, 한화, 하나UBS, 동양자산운용)가 운용을 개시했다. 이어 KB자산운용이 1월 16일, 산은자산운용이 2월9일 추가로 참여해 모두 11개 헤지펀드가 가동 중이다.

지난 2개월여 치열한 경쟁을 벌인 1호 헤지펀드의 성적은 어떨까. 이달 13일 기준으로 삼성자산운용의 헤지펀드가 3.77%로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연수익으로 환산하면 22%를 웃도는 성적이다.

또 신한BNPP운용은 2.03%(한국형), 한국투신운용은 1.28%로 삼성운용의 뒤를 이어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동양운용(일반형 0.88%·안정형 0.32%)과 미래에셋운용(0.73%) 우리운용(0.43%) 하나UBS운용(0.25%), 산은운용(0.15%) KB운용(0.13%) 미래에셋맵스운용(0.10%) 등은 저조한 성적을 냈다.

한화운용의 경우 -3.98%로 대상펀드 가운데 최하위로 밀렸다. 신한BNPP의 아시아롱숏 헤지펀드 역시 -0.71%로 출발부터 체면이 서지 못한 상태다.

이들 11개사 펀드 가운데 미래에셋맵스를 제외하고 모두 롱숏전략(저평가 주식 매수-고평가 주식 매도)을 취한다. 단순 비교하는 데는 무리가 있지만 11개 헤지펀드는 모두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8.57%)와 코스피(7.91%) 수익률보다 저조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국내 주식시장이 연초 크게 오르면서 삼성운용처럼 롱(매수)바이어스된 포지션 성과가 좋았다"면서 "반면 숏(매도)포지션이 큰 펀드는 상승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한화운용은 아시아시장에 투자하면서 성과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그는 "2개월 수익률로 전략적인 성패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고 하락장에서 진정한 승부가 갈릴 것"이라면서 "상반기 잘하다 하반기 못하는 펀드보다 매달 꾸준한 성적을 내는 게 절대 수익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수익률 마케팅 논란=이런 운용성과를 토대로 증권사들이 거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헤지펀드 마케팅에 불을 지피고 있다. 헤지펀드 최소가입 금액은 5억원이다.

삼성증권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이 증권사는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초거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삼성운용과 동양운용 헤지펀드를 판매 중이다. 메리츠증권, 하나대투증권, 대우증권도 자금유치에 나섰다.

거액자산가의 관심이 높아지자 비교적 '보수적'인 증권사로 알려진 한국투자증권도 21일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우선 계열운용사인 한국투신운용과 동양운용 헤지펀드를 팔 계획이다.

기관이 아닌 순수 개인자금이 흘러들어간 펀드는 사실상 삼성운용 펀드가 유일하다. 설정액이 730억원인데 이중 개인자금이 300억원에 달한다. 사모펀드는 49명 이하로 투자자 수가 제한돼 있는데, 현재 '턱밑'까지 차서 2호 헤지펀드를 새로 만들었다. 2호의 프라임 브로커는 대우증권이 선정됐다.

일각에선 증권사들이 수익률 3%를 앞세워 개인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는데 우려한다. 한 대형운용사 대표는 "한달에 0.7~0.8%포인트의 수익률을 편차 없이 꾸준히 내는 게 당초 취지인데 일부 증권사가 3% 고수익 마케팅으로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현재 수익률이 좋게 나왔다고 해서 다음달 그대로 간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개인투자자의 경우 헤지펀드의 특성을 정확히 알고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