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진보 여권 주도 헌법개정안 의결 시도에 대해 필리버스터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하며, 본회의 산회 선포를 하고 있다. 2026.05.08. kgb@newsis.com /사진=김금보](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5/2026050814572419348_1.jpg)
범여권이 6.3 지방선거와 동시 투표를 추진한 헌법개정(개헌) 작업이 우원식 국회의장의 눈물과 함께 최종 무산됐다. 우 의장은 개헌을 막아선 국민의힘에 대해 "공당으로서 국민께 한 약속을 걷어찼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우 의장은 8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본회의를 열고 "오늘 헌법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겠다"며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시행하기 위한 절차는 오늘로써 모두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당초 이날 본회의에는 개헌안을 필두로 50여건의 여야 합의된 민생법안이 상정될 예정이었다. 우 의장은 이에 대해서도 모두 상정하지 않고 본회의 산회를 선언했다. 의사봉을 내리 치는 팔이 울분으로 떨렸다.
본회의 파행은 사실상 예정돼 있었다. 국민의힘이 개헌안을 포함한 모든 법안에 각각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호 법안인 개헌안 상정과 함께 필리버스터가 발동되고, 이튿날인 9일 오후 표결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예정대로 표결이 진행됐다 해도 개헌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됐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최대 야당인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개헌 반대, 개헌안 표결 불참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우 의장은 전날(7일)에도 본회의에 개헌안을 상정했다. 개헌안을 공동 발의한 원내 6당(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 소속 178명 의원만 표결에 참여, 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불성립했다.
개헌안 통과를 위해선 재적 286명 중 3분의 2 이상(191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개헌안이 통과하기 위해서는 범여권이 최소 12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을 설득해냈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는 거다. 그러나 끝내 설득도 화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우 의장은 개헌 무산의 모든 책임을 국민의힘에 돌렸다. 그는 "39년만의 개헌을 무산시키지 않기 위해 본회의를 연이틀 열고 국민의힘에 민심 직시를 간곡히 요청했지만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응답했다"며 "더 이상 의사진행이 소용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개헌의 시급성과 국민적 요구가 분명하고 쟁점도 없어 반대할 명분도 없는데, 이런 개헌안을 놓고도 개헌의 문을 열지 못했다"며 "정략과 억지주장을 끌어들여 개헌을 무산시킨 국민의힘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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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의장은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민생 합의법안 50개에 대해서도 일일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며 "전반기 법사위가 통과시킨 것은 전반기 국회의장인 내가 처리하고 가야 하는데 왜 그걸 통과시키지 못하게 필리버스터로 막느냐"고 호소했다.
우 의장은 이 대목에서 흐르는 눈물을 안경 아래로 훔쳤다. 우 의장의 임기는 이달 말까지다.
국민의힘은 일방적으로 이뤄진 개헌 추진 방식부터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 개헌안이 표결 부결로 끝나자 우 의장은 여야 합의도 없는 상태에서 오늘 또 본회의를 열고 아주 일방적이고, 다분히 감정적으로 진행했다"며 "이게 제대로된 국회와 나라의 모습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어제 개헌안 표결은 찬성표가 재적의 3분의 2를 넘지 못해 명백히 부결됐다"며 "오늘 또 개헌안을 상정한다는 게 일사부재리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또 "명백히 위헌인 본회의를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간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개최하는데, 우리 당은 할 수 없이 본회의 자체가 위헌인 것을 알면서도 필리버스터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개헌 무산과 민생법안 처리 지연으로 정국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차갑게 얼어붙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악용하지 못하게 하는 국회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를 이런 식으로 악용하는건 정의롭지 않다"며 "이런 사례에 대비해 국회법 개정을 하지 않을 수 없고, 이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