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소셜커머스 '할인율100%' 쿠폰 들고 갔더니

공짜? 소셜커머스 '할인율100%' 쿠폰 들고 갔더니

반준환 기자
2012.04.05 10:40

공정거래위원회 "소셜커머스, 소비자문제 점검 강화할 것"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 등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오해의 소지가 많은 과장·부실광고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쿠폰값 할인율을 제품값 할인율인 것처럼 위장하거나 근거가 불분명한 제품할인율로 소비자를 눈속임하는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문제를 알고 계속 지도하고 있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소비자들에게 '치킨 불고기버거' 쿠폰을 무료로 판매하면서 가격 '0' '할인율 100%' 광고를 내세웠다. 할인율만 놓고 보면 해당 치킨 불고기버거를 매장에서 공짜로 먹을 수 있다는 말과 다름없다. 이 무료쿠폰은 단기간 17만7665개가 신청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마케팅이 종료됐는데, 사실은 제품 할인권 성격이다.

쿠팡 안내를 꼼꼼히 살펴보면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정가 3000원인 치킨 불고기버거를 구매할 때 이 쿠폰을 제시하면 5400원짜리 세트로 업그레이드해준다고 내용이다. 5400원 세트를 44% 할인해주는 쿠폰인 것이다.

그리고 이 쿠폰에 추가비용을 지불해도 다른 메뉴나 제품으로 교환이 불가능했다. 쿠팡이나 해당업체가 공짜 마케팅을 준비한 게 아니었다는 얘기다.

게다가 잠실야구장, 서울대공원 등 6개 햄버거 가게 매장에서는 이 쿠폰을 취급하지 않았다. 쿠팡은 판매화면 다음 화면에 '업그레이드 쿠폰'이라는 문구를 넣었으나, 소비자들에게는 '0원' 무료쿠폰을 강조한 마케팅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 쿠팡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쿠폰 구입에 지불하는 비용이 없다는 점에서 할인율을 100%로 기재했다"며 "원플러스원 등 행사에서도 그간 할인율을 100%로 써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다. 성경제 공정위 전자거래팀 과장은 "해당 햄버거 쿠폰의 경우 경우 소비자들이 할인율 등을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며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가 있다면 시정하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례는 한 둘이 아니다. 쿠팡은 고객들에게 '[쿠팡 여행문화 No. 6]할인율 92%..."(사진)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제목만 보면 항공권을 92%할인해주는 이벤트 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다르다. 상품설명을 뜯어보니 인터파크를 통해 항공권을 살 때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쿠폰(판매가 1만2000원)을 다시 쿠팡이 92%(1만1000원) 할인해준다는 내용이었다.

쿠폰 판매화면도 '92%'를 부각시켜 놨다.(사진) 제품할인율은 따로 기재해놓지 않아 마치 쿠폰값 할인율이 항공권 할인율로 오해될 소지가 많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당 햄버거 쿠폰 판매조건을 보면 고객 마케팅을 위한 제품 무료쿠폰 배포와는 성격이 달라 보인다"며 "다른 제품 구매를 전제로 지급하는 쿠폰이었다면 제품할인율을 명확히 기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래 전 유통업계에서도 유사한 마케팅을 한 적이 있었는데 고객들의 문제제기가 잇따랐다"며 "관련법 저촉소지 등이 있어 중단했던 부분인데 쿠팡의 경우 매출확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소 무리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쿠팡을 비롯해 위메이크프라이스 등 다른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할인폭 산정시 기재해야하는 기준가격을 제대로 고시하지 않아 문제라는 지적도 여전하다. 이를테면 10만원짜리 운동화를 40% 할인된 6만원 팔고있다고 하는데, 정가의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한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살펴보니 국내 수입업체와 별도로 해외에서 병행 수입한 10만원 짜리 뉴발란스 운동화를 30% 이상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했는데, 정작 뉴발란스 국내 홈페이지를 보니 비슷한 모델의 가격이 9만원으로 공개돼 있었다.

한편 공정위는 소셜커머스 등의 할인율 과장광고와 위조품 판매 등의 문제가 잇따라 터지자, 이를 바로잡겠다고 나선 상태다. 공정위는 올 2월 소비자보호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쿠팡, 티켓몬스터, 위메이크프라이스, 그루폰, 쏘비 등 5개 업체와 협약을 맺었다.

성 과장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소셜커머스 업체들과 협약을 맺고 문제가 있는 거래를 계속 줄여가고 있다"며 "할인율과 기준가도 객관적으로 제시하도록 지도하고 있으며 조만간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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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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