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 엠블란스 아닌 병원 간판 등장한 이유?

야구장에 엠블란스 아닌 병원 간판 등장한 이유?

이지현 기자
2012.06.04 06:00

프로야구장에 병원 광고펜스 늘어..주치의·지정병원 협약도 봇물

지난 2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SK 대 기아'의 프로야구 식전행사에서 특별한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세종병원 국제진료센터에서 코디네이터로 근무하는 부를(35·여·러시아) 씨와 아료나(36·여·몽골)씨가 자녀들과 함께 애국가를 부른 것. 시구는 세종병원의 또 다른 코디네이터 아리나(37·여)씨의 아들 맹지원(8)군이 했다. 이날 식전행사에 세종병원 관계자들이 참여한 이유는 '세종병원 하트데이'가 바로 문학경기장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최고의 흥행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프로야구 경기에 병원들이 앞 다퉈 등장하고 있다. 병원 홍보효과도 뛰어나고, 직원 사기도 높일 수 있어 일석이조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프로야구장 펜스 광고를 하거나 프로야구단과 주치의 협약을 맺는 병원들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병원은 수천석의 좌석을 예매해 환자와 가족들을 초청하는 깜짝 이벤트도 열고 있다.

병원들이 프로야구에 주목하는 이유는 올해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울 정도로 프로야구가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특히 스포츠와 건강은 맞물리기 때문에 프로야구 마케팅이야말로 병원 홍보에 제격이라는 평가다.

세종병원은 올 프로야구 시즌동안 외야석에 '세종병원 하트 존(Heart Zone)'을 운영하고 있다. SK 타자의 홈런이 이곳으로 넘어가면 그 숫자만큼 심장병 환우에게 무료 수술을 해준다. 세종병원 관계자는 "야구장에 하트존을 운영하고, 직원들을 야구장으로 초청하는 병원은 흔치 않을 것"이라며 "심장혈관 전문병원으로 어려운 형편에 수술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적극 치료해주기 위해 야구 마케팅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나누리병원도 지난 3일 문학경기장에서 외야석 3000석을 통째로 빌려 '나누리병원 데이' 행사를 가졌다. 시구와 시타를 환자와 의료진이 직접 맡았고,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나설 때 직원 자녀 9명이 동행해 흥을 돋았다. 나누리병원 관계자는 "야구 마케팅 이후 인천 소재 병원으로 이미지도 좋아지고 직원 사기도 많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각 구단과 병원 간의 협약도 활발하다. 이대목동병원은 어깨와 팔꿈치 부상이 많은 넥센히어로즈 선수들을 위해 이들의 주치의로 신상진 정형외과 교수를 선임했다. 히어로즈 구단은 병원 직원들에게 무료관람 혜택으로 화답했다.

바로병원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공식 지정병원으로 협약을 맺었다. 9개 구단 소속 500여 명의 선수들은 바로병원에서 주치의로부터 다양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바로병원은 SK 와이번스 이호준 선수가 홈런을 1개 칠 때마다 인공관절 수술비를 지원하는 '사랑의 홈런' 이벤트도 벌이고 있다. 롯데자이언츠 지정병원인 좋은삼선병원도 강민호 선수가 도루를 1개 성공할 때마다 저소득층 환자들을 위해 무릎관절 수술을 무료로 해준다.

병원 관계자들은 "병원과 야구단의 주치의 협약은 병원 입장에서는 야구 선수가 자주 찾는 병원이라는 인식을 넓혀 이미지를 좋게 할 수 있다"며 "야구단 입장에서도 선수들의 건강검진과 진료를 무료로 할 수 있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