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염리동 삼성래미안 아파트 106동. 21일 오후 2시 10분 예비전력이 100만kw 미만일 때 발령되는 ‘심각 단계’ 경보가 길게 울렸다.
동 앞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정전으로 승강기에 갇혔어요. 구조해 주세요”라는 구조 요청자의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네 즉시 출동 시키겠습니다”
2분 후 사이렌을 울리며 119 구급차 2대와 한국전력 트럭이 줄지어 도착했다. 구급요원 5명이 106동 안 엘리베이터로 뛰어 들어갔다. 2분 후 엘리베이터에 갇혀있던 3명이 구급대원의 부축을 받으며 나왔다. 구급대원은 구조자를 벤치에 앉히고 상태를 물었다.
“이 분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이 불편하다고 하시거든요” 밖에서 대기하던 구급요원이 혈압을 측정한 후 “놀라서 그런 것”이라며 구조자를 안심시켰다. 오후 2시 20분. 상황은 종료됐다.
이번 ‘시범 단전 승강기 갇힘 구조 훈련’에는 행정안전부와 마포구청, 마포소방서, 마포경찰서, 한국전력, 한국승강기관리원 등 100여명이 참여했다. 10분의 정전 상황. 엘리베이터에 갇힌 3명을 구조하는 훈련.
비상전력공급망을 갖추고 있는 아파트는 단전 시 5초 이내에 비상전력이 공급돼 엘리베이터는 100% 운행된다.
문제는 구식 엘리베이터나 일부 비상전력이 먹통이 되는 경우다. 이날 훈련은 이같은 점을 가정해 구성됐다.
맹형규 행전안전부 장관은 “올해 더위가 일찍 찾아와 일부 발전소 가동이 중단 되는 등 전력 수급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며 “지난해 예기치 못하게 정전으로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사례가 있어 경험삼아 철저히 준비해 나가기 위해 훈련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구조 요청자로 참여한 강나래씨(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소속)는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게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 건지 알게 됐다”며 “엘리베이터가 떨어지거나 다칠 위험은 없다고 하니까 침착하게 ‘119’ 먼저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훈련 전 집으로 들어가던 이모씨(38)는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만큼 홍보가 된 것 같지는 않다”며 “우리 아파트에서 실시하는 데도 잘 몰랐을 정도로 관심은 끌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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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인지 궁금해 내려와 봤다는 김 할머니도 “귀가 어두워서 훈련 한다는 소리를 못 들었다”며 “민방위 훈련인가 봐”라며 집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