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삼성카드 등 저신용자 이자율 내리면서 주 고객층 5~7등급은 대폭 올려
일부 신용카드사들이 최근 카드론 대출 금리를 조정하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소비자에게 적용하는 이자율은 낮춘 대신 나머지 등급의 이자율은 오히려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카드론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 저신용자의 이자율을 내려 생색을 내는 한편 주로 카드론을 이용하는 중간 등급의 이자율은 대폭 올린 것이다. 고금리 영업을 못하도록 압박하는 금융당국에 맞서 카드사들이 일종의 꼼수를 부린 셈이다.
19일 여신금융협회의 공시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 주요 전업카드사들의 카드론 이용자 중 20% 이상의 고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비중은 최대 65%(현대카드)에 달한다.
고금리 이용자 비중이 적은 카드사들도 최소 20% 이상을 차지했다. 카드사별로 여전히 전체 카드론 이용자 10명 중 적어도 2명에서 많게는 7명까지 연 20% 이상의 고금리를 물고 있다.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이 지나친 고금리 영업 행태를 지적하자 그동안 일부 이자율을 내리기도 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지난달 초 카드론 상품별 금리체계를 변경하면서 최고 이자율이 연 16.7~27.9%에서 15.9~27.3% 수준으로 최대 0.8%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삼성카드도 사정은 비슷하다.
최고 이자율이 떨어진 까닭은 이들 카드사들이 8~10등급의 저신용자에 적용되는 카드론 이자율을 0.5%포인트 안팎 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다수를 차지하는 나머지 신용등급 이용자에게 적용되는 이자율은 오히려 올렸다.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7등급 이용자에게 적용되는 카드론 이자율은 0.4~0.5%에서 최대 1.2~1.3%까지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제 카드론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 8~10등급 저신용자의 이자율을 내리고 반면 카드론의 주 고객층인 중간 등급 이용자의 이자율을 대폭 올린 것은 전형적인 꼼수"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올 들어 전체 평균 카드론 이자율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KB국민카드의 카드론 수수료 수입비율(일종의 평균 이자율)은 지난 1분기 18.06%에서 지난 3분기 18.87%로 뛰었다. 삼성카드도 1분기 13.39%에서 3분기 16.53%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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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경기악화 등으로 이용자들의 신용등급이 전반적으로 내려가는 바람에 평균 이자율이 올라가는 측면도 있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카드사들의 고충이 적지 않겠지만 소비자 보호 강화가 되돌릴 수 없는 추세로 자리 잡은 데다 고금리 영업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은 만큼 보다 진정성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