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감원, 목표할당·자폭통장·경품행사 모두 금지..11일 가입 5.3만개로 '뚝'
금융감독당국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재형저축에 대해 사실상 모든 마케팅 활동을 금지시켰다. 재형저축 가입 열풍도 한풀 수그러드는 모습이다.
◇금융당국, 은행권에 경고= 금융감독원은 11일 재형저축과 관련, 은행권 수석부행장 회의를 소집했다. 과열경쟁에 따라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은행들의 직원별 또는 영업점별 재형저축 실적 할당을 금지시켰다. 판매실적에 대한 별도 평가도 금지토록 했다.
특히 지인이나 친인척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고 납입금액을 대납하는 소위 '자폭통장' 개설은 금융실명제법 위반으로 엄중 제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미 개설된 '자폭통장'은 모두 정리하라고 지시했다. 최소 가입 조건인 1만원으로 개설한 계좌 등이 주 대상이다.
개인 또는 거래기업 직원 등에게 직·간접적으로 가입을 강요하는 꺾기 행위, 현재 진행 중인 해외여행 등 과도한 경품 제공 행사도 중단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이어 불완전판매 및 집단민원 소지를 제거하기 위해 고정금리는 최초 3년간 적용되고 이후에는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사실을 충분히 설명하고 상품설명서에 고객 서명을 받도록 했다. 지점에 플래카드(현수막)를 설치하거나 대형 안내문을 창구·출입구 등에 부착해 최초 3년 경과시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사실을 안내토록 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은행의 부당행위 신고반을 운영하고 은행의 판매실태 점검 및 기업현장 방문을 통한 불공정 행위 사례를 수집하고 시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풀 꺾인 재형저축 열풍= 판매 첫날이었던 지난 6일 29만2000개를 기록했던 재형저축 가입 열풍도 멈칫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경고와 고정금리·중소기업 근로자 전용 상품 등 새로운 상품 출시를 기대하면서 가입을 미루는 고객들도 늘어난 탓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1일 오전 8시 현재 금융권의 재형저축 가입좌수는 총 60만3800계좌다. 지난 9일 오전 8시 집계한 60만4000계좌에 비해 오히려 200계좌 줄었다. 은행들이 서류가 미비하거나 실적을 위해 개설한 허수 계좌들을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입 계좌수는 판매 첫날 29만2000개에서 다음 날에는 절반 가량인 16만4000계좌로 줄었다. 그 다음 날에도 1만 계좌 줄어 15만 계좌를 기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처음에는 거래기업의 직원들 등 수요 대기 인원들이 많아서 가입자 수가 급격히 늘었지만 앞으로는 정상적인 판매 궤도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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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당국이 판매 경쟁에 제동을 걸면서 은행들도 지난 주말부터 각 영업점에 불완전판매 주의와 무리한 영업 자제 등을 주문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감원 뿐 아니라 향후 국세청으로부터도 집중 조사를 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며 "판매 과정에서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 근로자 전용 재형저축과 만기까지 고정금리 상품 등 다른 종류의 재형저축 상품 출시 움직임도 가입 열풍을 주춤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 첫 주, 우리·기업은행 웃었다= 한편 재형저축 판매 첫 주인 지난 6~8일, 우리은행이 최고 실적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은행은 13만1672계좌를 유치해 업계 1위를 차지했다. 가입금액 역시 125억1700만 원으로 판매 실적을 공개한 은행 중 유일하게 100억 원대를 넘겼다.
연 4.6%(우대금리 포함)의 업계 최고 금리를 내세웠던 기업은행도 초반 '세몰이'에 성공했다. 기업은행은 지난주 10만5077계좌, 가입금액 69억 원을 모았다.
이어 농협이 5만1677계좌, 가입금액 51억8600만 원, 뒤늦게 4.6% 최고금리에 동참한 외환은행이 1만9581계좌, 가입금액 22억5396만 원을 기록했다. 이른바 '빅4' 시중은행 중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신한은행은 재형저축 판매 실적을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