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현대로템 IPO도 쉽지 않다는데

[더벨]현대로템 IPO도 쉽지 않다는데

한형주 기자
2013.03.27 11:31

호실적 불구 '시황+공모구조' 변수 남아

더벨|이 기사는 03월25일(07:20) 자본시장 미디어'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상장 준비 기업의 최대 고민은 언제나 '가격'이다. 값이 싸면 기업공개(IPO)의 의미가 없다. 공모 규모가 클수록, 대주주의 구주매출이 섞인 구조일 수록 더 그렇다. 공모가를 높이는 데는 호실적 만이 능사가 아니다.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시황이 받쳐주지 않으면 발행사는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올해 공모주 시장 내 대어(大魚)로 꼽히는 현대오일뱅크와 SK루브리컨츠 못지 않게 현대로템의 연내 상장도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2012 회계연도 결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실적은 전년보다 완만하게 향상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피어그룹(유사기업)과의 비교가치 산출에 활용되는 순이익은 이미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치가 650억 원가량으로 전년 수준(680억 원)에 근접한 만큼 한 해 기준으로 700억 원은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로템과 주관사단(KDB대우증권·BofA 메릴린치 등)은 확정된 지난해 결산 내역을 갖고 본격적인 밸류에이션 산정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실적 개선에도 불구, 업계에선 로템의 연내 상장을 불투명하게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적 악화에 발목 잡힌 현대오일뱅크나 SK루브리컨츠, 현대로지스틱스 IPO와는 또 다른 이유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을 확인한 이상 발행사와 주관사에게 남은 변수는 시장 상황이 얼마나 호전되느냐"라며 "로템은 다수의 글로벌 기업을 비교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와 더불어 현지 시장과 투자자 분위기도 간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이 상장할 유가증권시장은 최근 종합주가지수(KOSPI)가 롤러코스터를 타듯 출렁임이 심하다. 코스피는 연 초 2040선을 가뿐히 뛰어 넘는가 싶더니 지난달 초엔 1930선까지 추락하고, 월 말 다시 2000선을 회복했다 지난 주말 1950선을 내주며 갈팡질팡 못하고 있다. 거래소에 상장된 로템의 동종기업(삼성엔지니어링·현대위아·삼성테크윈·한국항공우주 등) 주가도 예외는 아니다.

사용자 지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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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로템의 피어그룹에 속한 기업 대다수는 외국계라 해외 주식시장 상황도 종합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유사기업군에 포함된 보슬로(Vossloh)와 지멘스(Siemens)는 독일, 알스톰(Alstom)과 페이블리 트랜스포트(Faiveley Transport)는 프랑스, 탈레스(Thales)는 네덜란드 기업이다.

그밖에 안살도(Ansaldo STS·이탈리아), CAF(스페인), 봄바르디어(Bombardier·캐나다), 왑텍(Wabtec·미국), 중국북차(CNR)와 남차(CSR), 미쯔비시 중공업(Mitsubishi Heavy·일본) 등 총 19개 기업이 10개국에 고루 속해 있다. 문제는 올 들어 미국과 일본지수 정도를 빼고는 글로벌 증시 전반이 코스피처럼 오르내림폭이 가파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2대 주주인 모간스탠리 PE와의 공모 구조를 둘러싼 갈등도 해결 과제다. 현대로템 IPO처럼 신주모집과 구주매출이 병행되는 공모 구조에선 흔히 상장을 통해 신규 자금을 조달하려는 발행사와 비싼 값에 엑시트(투자금 회수)하려는 재무적 투자자(FI) 간에 이해 상충이 불거지게 마련이다. 로템이 당초 이달 중으로 계획한 상장예비심사 청구 일정을 4~5월로 한 차례 연기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로템 IPO는 FI와의 지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가격 이슈에 더욱 민감한 구조"라며 "더욱이 모간 PE 측은 '원하는 가격에 구주를 팔 수만 있다면 펀드 만기는 얼마든지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회사 안팎에서 상장이 6개월 후가 될 수도, 1년 후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로템 IPO가 올해 빅딜로 꼽히는 데다 다른 대어급 상장 추진 기업들의 상황이 안 좋다 보니 이런저런 유언비어도 나오는 것 같다"며 "상장 시기가 11~12월까지 밀린다 해도 연내 거래소 입성 계획엔 변함이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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