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생활용품 계열사 없는 그룹이 공략 1순위…가격인하에 맞춤형 제품 경쟁도 후끈

#LG생활건강 '생활용품 특판영업팀' 직원들은 요즘 휴대폰 배터리를 하루에도 3∼4번씩 바꿔야 할 정도다. 평소보다 거래처와 통화량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이 특판영업팀은 국내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직원용' 추석 선물세트 법인영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직원 1명당 10여개 기업 총무팀을 일일이 방문해 제품 브리핑에 힘을 쏟고 있다. 평일 야근은 기본이고 주말에도 전략회의를 열곤 한다. 여름 휴가는 추석이 끝나는 9월 말로 이미 미룬 상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생활용품 기업들이 5000억원대 추석 선물세트 시장을 잡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추석까지는 아직 한 달 이상 남았지만 대부분 기업들이 직원.고객용 선물을 이달 중에 결정하므로 요즘 법인 특판영업팀은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연 1조 선물세트 시장 잡아라"…영업맨 풀가동=시장 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설.추석 등 명절 선물세트 시장은 1조1000억원 규모. 이중 가공식품을 필두로 한 식품 세트가 8800억원을, 샴푸 비누 등 생활용품이 2200억원을 차지한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선물세트 물량의 44%를 기업체가, 나머지 56%를 일반 고객들이 사갔다.
애경 관계자는 "명절 선물세트 판매는 통계상으로 기업 고객과 일반 고객 비중이 엇비슷해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할 수 없다"며 "선물세트의 경우 추석이 설보다 더 큰 시장이어서 추석 2∼3달 전부터 피 말리는 영업 경쟁이 펼쳐진다"고 말했다.
실제 CJ제일제당과 동원F&B, LG생활건강, 애경 등 주요 식품.생활용품 기업들은 추석 선물세트 영업을 위해 특판팀 진용을 대폭 강화한다. CJ제일제당은 평소 법인 영업을 하는 기업외식SU 뉴마켓팀 외에 식품사업부문에 선물세트팀을 신설했다. 명절 2∼3달 전에는 선물세트팀에 전사적으로 베테랑 영업맨 10여명을 파견해 테스크포스(TF)팀도 운영한다.
동원F&B와 LG생활건강도 영업본부 전체가 특판영업팀을 후방 지원한다. 애경은 10명 안팎인 신채널사업부문 영업 인력을 최근 25명으로 늘리며 추석 영업에 대비하고 있다.
독자들의 PICK!
◇보험사 잡으면 대박…스팸·참치·샴푸 최고 인기=특히 특판 영업맨들의 혈투가 벌어지는 곳은 직원수가 많은 대기업이다. 식품.생활용품 계열사가 없는 그룹들이 최우선 공략 대상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직원수가 많은 철강.조선업체와 보험회사 등을 잡으면 대박"이라며 "주문량이 워낙 많아 어지간한 기업들 5~6개를 뚫는 것보다 낫다"고 전했다.
선물세트 가격인하 경쟁도 치열하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기업 특판은 대량으로 주문이 이뤄져 단가를 낮게 판매해도 손해가 아니다"며 "맞춤형 주문이어서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파는 일반 세트에 비해 반품도 없다"고 말했다.
올 추석 선물세트 '빅3'는 스팸과 참치, 샴푸로 꼽힌다.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사먹기에는 다소 비싼 통조림의 인기가 높다. 주력 상품은 2만∼3만원대로 전체 선물세트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이 가격대가 주는 사람 손이 부끄럽지 않고, 받는 사람도 부담스럽지 않는 마지노선이다.
애경 관계자는 "일반고객 대상 추석 선물세트 영업은 추석 직전 한달에 성패가 갈린다"며 "선물세트는 잘 팔린다고 해서 당장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사전예약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