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매 가리던 오버핏 벗었다"...위고비로 살 쏙 빼고 '슬림핏' 인기

"몸매 가리던 오버핏 벗었다"...위고비로 살 쏙 빼고 '슬림핏' 인기

하수민 기자
2026.06.14 06:0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베이비티로 유명한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 글로니 화보집. /사진=글로니 공식 인스타그램.
베이비티로 유명한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 글로니 화보집. /사진=글로니 공식 인스타그램.

위고비·마운자로 등 비만 치료제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패션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한동안 유행했던 오버핏 중심 스타일 대신 몸의 실루엣을 자연스럽게 강조하는 슬림핏 의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체형 변화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늘면서 관련 의류와 이너웨어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는 모습이다.

1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주요 패션 플랫폼과 브랜드몰에서 올해 들어 슬림핏 관련 상품 판매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에서는 올해 1~5월 슬림핏 관련 상품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 슬림핏 티셔츠 거래액은 224%, 슬림핏 블라우스는 112% 늘었다. 라인을 강조하는 대표 아이템인 부츠컷 팬츠 거래액도 220% 증가했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올해 1~5월 '슬림핏' 키워드가 포함된 상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슬림핏 블라우스 거래액이 283% 늘었고 슬림핏 반소매 상품은 73% 증가했다.

소비자들의 관심은 구매 단계 이전부터 감지된다. 같은 기간 에이블리 앱 내 '슬림핏' 검색 필터 이용 횟수는 12% 증가했다. 단순히 특정 상품 판매가 늘어난 것을 넘어 슬림핏 스타일 자체를 적극적으로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브랜드몰에서도 관련 수요 확대가 확인된다. LF몰의 슬림핏 키워드 관련 제품 매출은 올해 들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봄·초여름 시즌인 3~5월 수요가 크게 늘면서 5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올해 1~5월 누적 매출도 전년 대비 약 10% 늘었다.

체형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스타일이 확산되면서 관련 이너웨어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LF몰의 '브라탑·끈나시' 카테고리 매출은 같은 기간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LF 헤지스 슬림핏 카프리 팬츠 AI 화보. /사진제공=헤지스.
LF 헤지스 슬림핏 카프리 팬츠 AI 화보. /사진제공=헤지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 비만 치료제 시장 확대를 꼽는다. 체중 감량에 성공한 소비자가 늘면서 몸매를 드러내는 스타일에 대한 심리적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체형을 가리기 위한 오버핏 의류가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에는 달라진 체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위고비와 마운자로 처방 건수는 80만건에 달했다. 특히 마운자로는 지난 3월 월간 처방 건수가 처음으로 20만건을 돌파하며 22만8199건을 기록했다.

비만 치료제 확산에 따른 소비 패턴 변화는 해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위고비 등 비만 치료제 열풍으로 소비자들의 체형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의류 업계의 반품·교환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체중 감량 이후 더 작은 사이즈의 옷을 구매하거나 기존 제품을 교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패션업계는 이번 슬림핏 열풍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맞물린 현상으로 보고 있다. 건강 관리와 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체형 관리가 일상화되면서 몸의 실루엣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패션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몇 년간 이어진 오버핏 중심 트렌드가 점차 다양화되는 가운데 체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슬림핏 스타일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비만 치료제 확산과 운동·헬스 문화 성장 등이 맞물리며 관련 수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하수민 기자

안녕하세요 하수민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