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 대치 청실' 등 분양가 소형 10%이상 비싸…주거트랜드 변화 가격역전 심화

#초등학생 자녀를 둔 무주택자 김모씨(45)는 최근 내집마련을 위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 대치 청실'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85㎡(이하 전용면적) 이하 중소형 아파트의 3.3㎡당 분양가격이 중대형보다 최대 660만원이나 비쌌기 때문. 김모씨는 "중소형이 인기라곤 하지만 이렇게까지 분양가 차이가 큰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중대형 아파트를 살 생각은 없다. 세 식구가 살기에는 중소형도 충분한데다 재산세 등 세금부담 측면에서도 유리해서다. 그는 "요새는 중소형도 베란다 확장 등을 통해 넓게 나오는 편이어서 굳이 중대형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며 "세금측면이나 향후 거래 등을 위해서도 중소형이 유리할 것 같다"고 밝혔다.
부동산 경기침체와 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주거 트랜드가 급변하면서 중소형 아파트의 3.3㎡당 분양가격이 중대형보다 더 비싼 이른바 '분양가 역전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분양가 역전현상이 나타나는 등 '중소형 프리미엄' 시대가 가속화되고 있다.
◇작을 수록 비싼 시장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청약을 마친 '래미안 대치 청실'의 3.3㎡당 평균 분양가격(1단지 기준)이 59.99㎡의 경우 4593만원인데 반해 94.49㎡는 3935만원에 그쳤다. 무려 16%(658만원) 이상 소형 아파트가 비싼 셈이다. 84.97㎡도 4223만원으로, 94.49㎡보다 7%(287만원) 이상 높았다.
특히 59.99㎡는 중대형 타입 중 평균 분양가격이 가장 높았던 93.18㎡(4500만원)보다도 약 100만원 정도 비쌌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59.99㎡는 도곡동과 대치동 일대에서 희소성이 높은데다, 층과 향 등 입지가 우수하고 수요도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14가구가 공급된 59.99㎡의 경쟁률은 47.3대 1을 기록, 114.14㎡(58.7대 1)과 함께 치열했다.
지난달 청약을 마친 롯데건설의 '덕수궁 롯데캐슬'도 중소형이 중대형보다 비싼 몸값을 자랑했다. 이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31.75~52.28㎡이 2300만~2400만원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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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69.51㎡와 82.32㎡는 2200만원대, 116.54㎡와 117.77㎡는 2000만~2100만원대였다. 3.3㎡당 평균 분양가격이 가장 높았던 타입은 52.28㎡로 2416만원, 가장 낮았던 타입은 116.54㎡로 2056만원으로 17%(360만원) 넘게 차이가 났다.
현대산업개발·삼성물산·GS건설·대림산업 등 4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급한 '왕십리 뉴타운 1구역 텐즈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59.88㎡가 2579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72.52㎡ 2416만원 △84.96㎡ 2340만원 △129.34㎡ 2075만원 △148.8㎡ 1983만원 등으로 전용면적이 작을수록 오히려 비쌌다. 소형(59.88㎡)과 대형(148.8㎡)간 가격 차이는 30%(595만원)가 넘었다.
이같은 '분양가 역전현상'은 지방으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실례로 대한주택보증이 처음으로 시행을 맡고 한신공영이 시공한 대구 시지 '한신휴플러스'는 3.3㎡당 평균 분양가격이 84.71㎡의 경우 931만원으로 134.27㎡(795만원)보다 140만원 가량 높았다.
◇주거 트랜드 변화로 역전현상 지속
이처럼 중소형과 중대형간 분양가 역전현상이 심화되는 가장 큰 이유는 주거 트랜드 변화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핵가족화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시장의 수요가 중소형에 쏠리면서 프리미엄(가치)도 덩달아 뛰고 있다는 것.
신평면 발달로 중소형 아파트의 공간이 넓어진 점도 수요 증가를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반해 중대형은 수요 감소와 미분양 증가 등으로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분양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거 트랜드가 중대형에서 중소형으로 빠르게 변화면서 중소형의 프리미엄(가치)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며 "지역적 편차는 있겠지만 부동산 경기침체와 가구변화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분양가격 역전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취득세·재산세 등 세금부담과 임대·매매 등 주택거래 측면에서도 중소형이 유리하다는 점도 분양가 역전현상에 한몫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들어 경매시장에서 감정가의 90% 이상에서 낙찰된 아파트는 주로 85㎡ 이하의 중소형이 대부분이었다. 85㎡ 이상 중대형의 경우 정부의 근로자서민대출 등 부동산 금융정책에서 배제돼 자금조달측면에서도 불리하다.
대형건설업체 한 임원은 "기본 공사비가 중대형보다는 골조 등이 더 많이 들어가는 중소형이 높다"며 "따라서 최근처럼 중대형의 프리미엄이 거의 사라진 상황에서는 중소형의 분양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