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끝나지 않는 상승장]③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전월세 동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공급 부진에서 시작된 전세난이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화하고 이 같은 흐름이 다시 전월세 가격을 밀어올리는 임대차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22일 머니투데이가 부동산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한 결과 전문가 전원이 향후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과 월세 가격이 모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는 전세와 월세가 두자릿수 오를 것으로 내다보기까지 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둘째 주 기준 올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7.79%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 1.66%와 비교하면 약 4.7배 빠른 상승 속도다. 성북구는 12.84% 올랐고 노원구는 12.25% 상승했다. 동대문구와 강북구도 1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나타났던 전셋값 상승세가 가격 부담이 덜한 강북권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전세 매물 감소가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되는 물량이 늘어난 데다 계약갱신을 선택하는 세입자가 증가하면서 신규 전세 물건이 크게 줄었다.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8월 7263건으로 전월보다 18% 감소했다. 갱신계약 비중은 58.9%로 전년 동기에 비해 15.2%포인트 높아졌다. 입주 물량 감소도 임대차 시장의 공급 부족을 키우고 있다.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준공 물량은 1만7603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7% 줄었다. 월세 거래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등 전세의 월세화도 빨라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입주 물량과 전세 매물 부족을 향후 임대차 시장의 분위기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았다. 전월세난이 서울 외곽·중저가지역 집값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향후 1년간 전셋값이 10%, 월세가 20% 각각 상승할 것"이라며 "임대차 부담이 커지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을 찾는 매수 수요 쏠림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중 5명은 향후 서울 집값 상승세를 꺾을 핵심 변수로 '전셋값 안정'을 지목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전월세 주거비용이 결국 매매의 선행지표가 된다"며 "주거비 상승이 무주택자의 매수 심리를 자극해 매매를 서두르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월세 상승은 무주택자의 매수 여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월세가 오르면 가처분소득과 저축 여력이 줄어 종잣돈 마련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되는 부동산 세제도 변수로 꼽힌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실거주 중심의 세제 구조가 강화되면 다주택자, 등록임대사업자 등의 임대 매물이 시장에 나오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 연구원은 "세낀 매물의 거래가 제한되면 전체 유통 매물이 줄고 매매가격과 전월세 가격이 함께 오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임대 매물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서라도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일부 해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