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실종된 국민청원권②]청원소위 한번도 안열린 상임위 수두룩…국민 헌법 권리 소홀 지적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국민이 직접 호소하는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 국회법에서 정한 상임위원회의 직무에는 의안처리와 함께 국민들의 청원 심사 또한 명시해 놓고 있으나 19대 국회 들어 청원심사소위원회가 한번도 열리지 않은 상임위가 수두룩하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의원들의 무관심 속에 각 상임위에 계류된 채 방치돼 있는 청원 안건이 117건에 달한다. 안전행정위가 25건으로 가장 많고 법제사법위원회가 17건, 정무위가 12건, 보건복지위원회와 교문위가 각 8건 등이다.
이들 위원회가 처리한 안건은 1~3건에 불과하다. 법사위는 청원심사소위도 한번도 개최하지 않았고 처리 안건 수 역시 '0'이다. 법사위로 접수된 40여건의 청원심사안건은 대부분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와 국회운영위원회, 농해수위, 환경노동위원회, 정보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역시 단 한 건의 청원도 심사조차 하지 않았다.
지난 2012년 4월부터 현재까지 청원심사소위를 1번이라도 개최한 상임위는 정무위원회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농림식품해양수산위,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국방위원회 등 6곳 뿐이다. 기획재정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 안전행정위원회는 그나마 법안심사소위원회나 조세소위원회에서 청원 안건을 다루긴 했으나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위한 형식적인 절차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청원심사소위를 열었던 상임위들도 대개 한두 시간만에 소위 심사를 마쳐 '벼락 심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월 22일 청원심사소위를 개최한 정무위는 오전 10시 32분에 개회에 1분만인 10시 33분에 정회를 선언한 후 회의 속개 없이 청원심사를 건너뛰었다. 당시 청원심사소위에 참석한 국회의원은 청원심사소위위원 7명 중 단 2명이었다.


헌법 제26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기관에 문서로 청원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했다. 동시에 국가는 청원에 대하여 심사할 의무를 진다. 국민이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국가에 낼 수 있는 직접 민주주의적 제도임에도 국회가 이를 너무 소홀하게 다룬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청원 제도가 국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고 그 절차와 처리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제대로 활용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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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이 지역구의 각종 민원을 해결하는 것을 중요한 임무로 생각하는 반면 공식적인 절차와 창구를 통한 국민의 청원 권리는 외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