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vs 동원" 더 뜨거워지는 연어캔 전쟁

"CJ vs 동원" 더 뜨거워지는 연어캔 전쟁

엄성원 기자
2014.12.10 16:59

동원, 알래스카연어업체 지분 투자...CJ, 원조 연어캔으로 맞대응

CJ제일제당 알래스카 연어캔/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알래스카 연어캔/사진=CJ제일제당

연어가 생선 통조림의 대세가 되고 있다. 연어 통조림은 식탁에 데뷔한 지 불과 2년만에 참치 아성을 위협할 주자로 급부상했다. CJ와 동원, 사조 등 종합식품업체들은 연어의 등장이 내심 반갑다. 사실상 매출 정체에 빠진 수산물 캔류 시장에 연어가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CJ와 동원 등이 연어캔사업을 위해 공격 투자와 대규모 프로모션을 거듭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산물 통조림 시장은 1980년대 초 참치 캔 등장 이후 이렇다 할 변수 없이 30여년을 보냈다. 당시 참치 캔의 등장은 일대 변혁이었다. 이전까지 꽁치나 골뱅이, 정어리 통조림 등은 가격이 저렴했지만 가정식으로 활용하기에는 레시피가 크게 부족했다. 술 안주나 생선찌개에 쓰는 것 말고는 식탁에 오를 일도 별로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참치 캔은 등장과 동시에 국민 통조림의 지위를 꿰찼다. 기존 수산물 통조림과는 구분되는 담백한 맛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입맛을 사로잡았고 찌개에서 샐러드, 계란말이, 볶음밥까지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레시피가 있다. 서구권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다이어트식이자 건강식으로 사랑받고 있는 것도 참치의 득세에 힘을 보탰다.

이후 수산물 통조림 시장은 사실상 참치의 독주 체제였다. A대형마트 관계자는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참치캔 매출이 곧 전체 생선 통조림 매출이었다"며 "참치에 비하면 정어리나 고등어 통조림 매출은 1~2%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연어 통조림의 등장도 참치와 닮은꼴이다. 연어캔이 국내에 본격 모습을 드러낸 것은 채 2년이 되지 않았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4월 '알래스카 연어'를 선보였고 이어 지난해 8월 사조해표와 동원F&B가 각각 '사조연어캔'와 '동원연어'로 시장에 가세하면서 이른바 연어캔 삼국지가 시작됐다.

사실 국내 식품업체들이 연어캔을 처음 출시한 것은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롯데햄과 동원F&B가 연어캔 제품을 선보였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연어캔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고, 소리도 없이 사라졌다. 시대를 너무 앞서간 시장 분석의 실패라는 평가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른 기운이 감지된다. 등장 1변 반만에 연어캔은 대형마트 생선 통조림 매출 점유율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며 입맛을 재편해가고 있다.

롯데마트의 올해(~11월) 수산물 통조림 매출을 보면 연어 캔은 전년 대비 400%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전체 수산물 통조림 매출에서 연어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5%에서 올해 11.3%로 2배 이상 뛰었다. 반면 참치 캔 매출 비중은 80%대로 내려섰다. 참치캔 매출 비중이 9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참치가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연어가 무서운 상승세로 입지를 넓혀가는 모양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등으로 연어요리를 접하는 기회가 늘어난 데다 입맛도 갈수록 고급화 다양화하고 있다"며 "연어 캔 성장세는 장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과 사조, 동원 등이 연어캔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연어캔 시장은 CJ제일제당이 50%가 넘는 점유율로 앞서 나가고 사조와 동원이 뒤따르는 형태다. 시장조사업체 링크아즈텍(선물세트 판매 제외)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국내 연어캔 시장은 CJ제일제당이 52.7%를, 사조와 동원이 각각 26.3%, 20.9%의 점유율로 치열한 2, 3위 싸움을 하고 있다.

최근 연어캔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동원그룹이다. 동원그룹은 전문 수산캔업체이자 80~90년대 참치캔 열풍의 주역이라는 측면에서 연어캔 시장 점유율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알래스카 최대 연어 어획업체인 실버베이 시푸드에 2000만달러를 투자하는 승부수도 던졌다. 연어캔을 참치캔만큼 성장시키겠다는 김재철 회장의 의지가 녹아든 한수다. CJ제일제당을 꺾고, 연어캔 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자존심의 발로이다.

이 같은 의지는 동원F&B가 실버베이 시푸드 투자 이후 처음 내놓은 제품명에서도 잘 나타난다. 동원이 새로 선보인 연어캔의 이름은 '동원 알래스카 연어'다. CJ의 알래스카 연어와 정면 격돌을 불사한 모습이다.

반면 CJ제일제당은 시장 선두주자로서 수성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선도업체인 만큼 연어캔 시장의 성장이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는 자신감이 드러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경쟁업체가 동일 제품을 출시하는 등 견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연어캔 시장을 만든 원조로서 CJ제일제당 '알래스카 연어'의 입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연어캔 저변을 넓히는 데도 주목한다. 고객들을 위해 쿠킹클래스를 지속 전개하는 동시에 업계 최초 '누적 판매량 1000만캔 돌파' 기념 이벤트도 진행했다. 고소득층이 많이 찾는 백화점 식품관에서 '참치캔 역전 매장 만들기'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동원 알래스카 연어/사진=동원F&B
동원 알래스카 연어/사진=동원F&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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