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동에 장애인 등이 통행할 수 있는 접근로가 설치되지 않은 것은 공동주택 하자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공현진)는 GS건설이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를 상대로 낸 하자판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4월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고 15일 밝혔다.
GS건설은 고양시 소재 도시형 생활주택인 단지형 연립주택을 시공했다. 단지는 20개동, 총 178세대 규모로 2019년 주택건설 사업계획 승인을 받고 2021년 사용승인을 받았다. 이후 관리단은 2023년 5월 국토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이하 위원회)에 하자심사를 신청했다.
2024년 8월 위원회는 일부 동의 주출입구에서 주차장과 단지 출입 도로로 이동하려면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하자로 판정했다.
GS건설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GS건설 측은 지하주차장에서 연결되는 출입구가 주출입구이고, 주출입구와 접근로 사이에는 단차가 없어 하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지상 1층 출입구를 주출입구로 보더라도 경사 접근로 설치가 구조적으로 곤란하고, 지하주차장 출입구를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하고 안전하다고도 주장했다. 일부 동은 8세대에 불과해 장애인등편의법상 편의시설 설치 대상도 아니라는 취지다.
법원은 GS건설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먼저 재판부는 편의시설 설치 대상 여부는 각 동별 세대수가 아니라 전체 세대수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8세대가 거주하는 동도 전체 단지의 일부로서 장애인등편의법상 편의시설 설치 대상에 포함된다는 취지다.
또 재판부는 지하층에는 주차장만 있기 때문에 주출입구 역시 지상 1층 출입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적어도 세대가 위치한 지상 1층까지는 장애인 등에 대한 접근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외부에서 지상 1층 출입구에 이르는 통로에 계단 외에는 장애인 등이 통행할 수 있는 접근로가 설치돼 있지 않은 점도 고려했다. 특히 일부 동에 도로로 연결되는 경사로가 있더라도 해당 경사로의 기울기가 약 10분의1로, 법령상 기준인 18분의1 이하 또는 지형상 곤란한 경우 12분의1 이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하자가 설계상 하자이며, 시공사가 책임질 수 없다"는 GS건설 측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GS건설이 국내 대표 건설회사 중 하나인 만큼 공사 전 장애인등편의법 위반 가능성을 검토해 대책을 마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