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십자군 전쟁'이 팔레스타인 문제의 원인?

[따끈따끈 새책]'십자군 전쟁'이 팔레스타인 문제의 원인?

이해진 기자
2015.02.28 05:58

[book]'세계사 속 팔레스타인 문제'…"종교대립 아닌 국제분쟁으로 봐야"

팔레스타인에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 세 일신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이 있다. 흔히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시오니즘으로 팔레스타인을 침략해 전쟁이 발생했다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일본의 중동 지역 전문 연구가 우스키 아키라 교수는 저서 ‘세계사 속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는 종교 대립이 아닌 국제분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팔레스타인 분쟁을 단순한 종교 대립으로 다루지 않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두 지역의 대립을 일으킨 세계사적 구조를 밝히는 데 주력한다.

저자는 유럽 기독교 사회의 유대인 박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팔레스타인 문제는 유럽 기독교 사회가 만들어낸 유대인 문제의 결과물이라는 게 핵심이다.

기독교는 유대교를 종교로 부정하면서 차별했다. 특히 ‘십자군 전쟁’을 거치며 유대교를 무슬림과 내통하는 불순세력으로 인식, 더욱 박해했다. 저자는 이 같은 유럽 기독교의 유대교도 박해가 훗날 모든 비유대계 시민을 차별하는 유대 민족국가를 탄생시켰다고 분석한다.

이어진 ‘미소 냉전’ 체제가 비극을 불렀다. 미국은 공산주의를 봉쇄하려는 목적으로 중동전쟁에 관여했고, 이에 대응하는 소련은 중동에 공산주의 정권을 설립,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무장단체가 결성돼 이슬람식 저항 운동이 태동하게 했다는 접근법이다. 저자는 미국이 이들 이슬람 무장단체를 군사 지원하며 훗날 ‘탈레반’이 자라나는 밑거름을 제공하는 자충수를 뒀다고 비판한다.

중동전쟁이 이스라엘의 승리로 막을 내린 뒤 유엔(UN)은 팔레스타인을 옵서버 국가로 인정했으나,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같은 분쟁 당사국과 관련국은 인정하지 않았다. 저자는 이미 팔레스타인 민족국가가 독립하면 문제가 어떻게든 풀릴 수 있었던 시기는 지났다고 진단한다.

최근 ‘이슬람 국가’(IS)가 극성을 부리면서, 중동 전체에 대한 혐오감이 짙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저자는 오늘날 유대인을 싸잡아 비난하며 이스라엘을 비판하거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모두 테러리스트라도 되는 양 일반화하는 것은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과 중동 평화를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충고한다. 유대교 교의를 일괄적으로 부정했던 초기 기독교의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저자는 ‘어떻게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왜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했는지’ 팔레스타인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을 밑바닥에서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사 속 팔레스타인 문제'=우스키 아키라 지음, 김윤정 옮김, 글항아리 펴냄, 352 쪽/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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