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술품을 지속적으로 매매해 창출한 수익은 기타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으로 봐야 한단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영민)는 지난 2월13일 원고 A씨가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경정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2009년 9월부터 서울 종로구에서 미술품 및 예술품 소매업을 업종으로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 개업과 폐업을 반복하며 운영해왔다. A씨는 2018년 1월 쿠사마 야요이 작가의 '호박' 작품을 매입했고 2022년 1월 경매회사를 통해 위탁 판매해 45억2100만원 상당의 양도 차익을 얻었다.
A씨는 2023년 6월 전년도 귀속 종합소득세 신고 시 해당 소득을 사업소득으로 신고했다. 이후 같은 해 8월 '사업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종합소득세 15억원에 대해 세액을 감액 경정해 환급해줄 것을 청구했다. 그러나 종로세무서장은 같은 해 12월 해당 소득이 사업소득에 해당한다며 경정청구를 거부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소득세법은 개인소장가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서화·골동품'을 양도해 발생하는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과세한다"며 "개인소장가 지위에서 이 사건 미술품을 양도했으므로 소득세 과세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설령 소득세 과세 대상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미술품을 위탁 판매했을 뿐 직접 고객을 유치해 판매행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타소득에 해당한다"고 했다.
법원은 종로세무서장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는 2009년부터 미술품 소매업으로 사업자 등록의 개업과 폐업을 반복했으나 실질적으론 미술품 소매업을 계속 영위하며 지속적으로 사업소득을 창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이 사건 미술품을 포함해 16점의 타인 창작 미술품을 약 84억원에 판매했고 특히 쿠사마 야요이 작품을 총 14회 거래했다"며 "미술품이 고가로서 단기간 내 거래되기 어려운 특성을 고려할 때 A씨의 거래 행위는 사업 활동으로 볼 수 있는 수준의 계속성과 반복성을 갖췄다"고 했다.
A씨가 위탁판매를 했을 뿐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사업소득 판단 시 인적·물적 시설의 보유나 직접적인 판매행위는 필수 요건이 아니며 위탁판매 역시 실질적으로 원고의 계산과 책임하에 이뤄진 판매행위"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씨의 소득은 사업소득에 해당하므로 종로세무서장의 경정 거부처분은 적법하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