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 모닝 인사이트] 中 요양 로봇 산업

인구 대국 중국이 급증하는 노인 돌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요양 로봇에 주목한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기존 인력 중심 돌봄 체계로는 대응이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또 신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로봇의 수요처를 확보함으로써 로봇산업을 안정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로봇이 생활 보조, 건강 관리, 재활 치료 등 노인 케어 전반에 활용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중국의 만 60세 이상 인구 비중은 13.3%에서 18.7%로 상승했다. 10년 동안 5.4%포인트 증가했다. 2025년 말 기준 60세 이상 고령 인구는 약 3억 2338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인구의 약 2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2024년과 비교하면 60세 이상 인구는 1307만 명 증가했다.
향후 고령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돌봄 수요 역시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양로 서비스 체계 구축 및 실버 돌봄 개선 추진 보고서'에 따르면 2035년 기준 돌봄이 필요한 노인은 4600만 명, 2050년에는 약 58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요양 보호 인력 부족 규모는 55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요양 로봇은 아직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실제 돌봄 현장에 로봇이 투입되기 시작했다. 해당 로봇들은 제한적이지만 일정한 역할을 수행한다. 반복적이고 신체적 부담이 큰 업무를 중심으로 로봇이 활용되면서 사람이 하던 노인 돌봄 방식에도 점진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 중국 칭다오에는 '노인 돌봄 분야 휴머노이드 로봇 및 지능형 재활 제품 훈련·검증 센터'가 설립됐다. 중국 최초 노인 돌봄 특화 공공 훈련 및 검증 서비스 플랫폼이다. 하이얼과 하이신 등 지역 대표 기업을 비롯해 브레인코, 즈위안 로봇 등 45개 기업이 참여한다. 약 210종의 로봇이 시험 중이다.
이 중 생활 보조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하지 재활 로봇이 노년층에게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 재활 로봇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부분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노인을 위해 설계됐다. 침상에 누워 있는 노인이 화장실 이용이나 상체 일으키기 등 일상 동작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목욕을 돕는 장비도 있다. 선전줘웨이과기유한회사가 개발한 휴대형 목욕 장비가 중국 저장성 우전 스마트 요양센터에 도입됐다. 과거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목욕시키기 위해 두 사람이 협력해야 했다. 해당 장비를 활용하면 한사람만으로도 노인이 침대를 벗어나지 않고도 목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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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 및 건강 지원 분야에서도 적용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특히 질병이나 부상 이후 기능 회복이 필요한 노인을 중심으로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청톈테크의 '타이시' 외골격 로봇은 전국 여러 지역에서 활용된다. 이 로봇은 생체역학 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체형과 근긴장 이상 환자에 맞춰 운동 의도를 정밀하게 인식하며, 주로 뇌졸중이나 척수 손상 등으로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의 재활을 지원한다.
유연형 로봇 기술도 등장했다. 시후자오후지치커지가 개발한 'Mawarm 유연형 로봇 팔'은 조작 안전성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특히 병상에 있는 노인의 경우 예측하기 어려운 움직임이 잦아 충돌이나 2차 부상의 위험이 큰데, 이러한 돌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해당 로봇은 밀리초(ms) 단위로 강성과 유연성을 전환할 수 있으며, 일반 작업 시에는 강성을 유지해 정밀도를 확보하고 충돌이 감지되면 즉시 부드럽게 변형되어 충격을 흡수한다. 이를 통해 노인 케어 환경에서의 인간-로봇 상호작용 안전성을 크게 향상하는 데 기여한다.
베이징 스마트 노인 돌봄 로봇 요양 거점에는 현재 40여 종의 로봇이 운영 중이다. 베이징 성즈건강과기발전유한회사가 개발한 뜸 치료 로봇은 혈 자리 인식과 정밀한 온도 제어 기능을 바탕으로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시술이 가능해 노년층 이용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로봇은 이용자의 체질과 건강 상태에 따라 개인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손발이 차가운 노인의 경우 '난궁구' 등 맞춤형 뜸 치료를 자동으로 적용해 변증에 기반한 치료를 구현한다. 실제로 하루 300명 이상의 노인이 이용하는 등 활용도가 빠르게 높아지며 노인 맞춤형 건강 관리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
노인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 로봇도 등장했다. 선리캉테크와 베이징사범대가 공동 개발한 '샤오리'는 '정서적 동반'을 핵심 설계 방향으로 삼고 실제 노인 가정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반영해 개발됐다. 이 로봇은 스스로 순찰하고 인사를 건네며 복약 시간을 안내하는 등 능동적 기능을 갖추고 있다. 현재 중국 16개 성·시의 요양시설과 지역사회 서비스센터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다만 노인 요양 로봇은 사용 편의성, 인식 정확도, 정서적 수용성 등에서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고령층의 디지털 접근성 문제가 주요 장애 요인으로 지적된다. 중국인민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중·장년층의 82.9%, 70세 이상에서는 87.9%가 인터넷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요양시설에서는 로봇이 방언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복잡한 화면 안내로 인해 사용이 중단되는 사례도 보고됐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은 고령층 맞춤형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하이바이촨테크의 '쉬안징' 로봇은 쓰촨어와 광둥어 등 6개 방언을 지원한다. 실제 요양원 실증 테스트에서는 방언 기반 음성 인식 기능을 통해 노인 이용자들이 보다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어 사용에 부담을 느끼던 고령층도 심리적 장벽 없이 로봇과 대화를 이어가며 정서적 안정감을 보였고, 일부 사례에서는 이용 만족도가 크게 향상되는 등 현장 반응도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고령층 돌봄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요양 로봇 분야에서도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선양 신송로봇자동화는 의료·요양 분야를 신사업으로 육성하며, 일부 병원과 요양기관에서 노인 재활을 위한 로봇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쑤저우 오우성전기는 자회사 '아이즈후 스마트 케어'를 설립하고 국유 배경의 요양 그룹과 전략적 협력을 체결해 간병 로봇을 커뮤니티 요양센터와 서비스 거점에 도입했다. 마이디스둔 의료기술 역시 '샤오마이' 요양 동반 로봇 V1.0을 출시하며 노인 돌봄 시장 진입을 시도한다.
기업들의 사업 확대와 함께 중국 요양 로봇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중상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5~2030 글로벌 및 중국 스마트 요양 장비 산업 심층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중국 요양 로봇 시장 규모는 약 91억 위안(약 2조 원)에 달하며 2026년에는 104억 위안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천자오 안캉퉁 지역 총재는 지난달 28일 상하이에서 열린 2026 중국 노인 돌봄 전략가 회의에서 "요양 기술의 핵심은 '제품이 노인을 이해하는 것'"이라며 "신속한 사후 서비스와 정기적인 방문 관리를 통해 신뢰를 구축해야만 기술 제품이 실제 요양 현장에 자연스럽게 정착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