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런치리포트] [공유경제, 규제와 현실 사이] (종합)

물건을 소유하지 않고 타인과 나눠 쓰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에 대한 규제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공유경제란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업소비를 토대로 한 경제활동을 말한다.
합리적 소비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는 혜택이 적지 않지만, 기존 업계의 이해와 충돌한다는 점에서 분쟁의 불씨를 안고 있다.
13일 국회에 따르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승객과 차량을 연결해주는 ‘우버’ 서비스의 영업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른바 ‘우버 영업금지법’의 4월 임시국회 처리가 유력시 된다.
우버 영업금지를 골자로 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의 명분은 택시 면허권과 택시산업 보호, 소비자 안전 등이다. 정부는 우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새로운 서비스가 현 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규제할 경우 소비자 권리를 축소시키는 것은 물론 새로운 산업 형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때문에 공유경제와 충돌하는 기존 산업과의 양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유럽 등의 경우 자국 산업 여건과 사회적 인식 등을 고려해 새로운 법과 제도를 만들어 공유경제 서비스를 허용하는 추세다.
미국 뉴욕시의 경우 면허취득 절차 등 관련 법을 지키는 범위에서 '카 풀링' 등 공유경제 사업을 허용하고 있다. 콜로라도·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새로운 법을 만들어 '교통망업'(Transportation Network)이라는 신규사업을 허용했다.
싱가포르는 차량과 운전기사에 대한 허가제와 기존 택시요금을 넘지 않는 요금체계 등 새로운 법을 통해 우버 영업을 일부 가능케 했다. 일본은 기존 법 테두리 안에서 법을 위반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 허용하고 있다. 반면 벨기에, 네덜란드, 스페인에서는 법원 판결에 따라 우버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인도 뉴델리에서도 우버 운전기사의 여승객 성폭행 사건 이후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 변호사는 "우버의 경우 현지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 한국에서 이러한 노력이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버가 기존형태로 운영되는 것은 불법이고, 이를 정부가 단속해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미래 수요에 대한 고려가 없이 입법이 된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지금 972명 읽는 중
국가마다 고유한 법체계를 채택하는 만큼 공유경제산업에 대한 대처 방식은 차이가 있다.
숙박 수요자를 찾아 자신의 집이나 방을 빌려주는 '에어비앤비'(AirBnB)의 경우 제도권으로 편입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독일 함부르크 등은 법 개정을 통해 에어비앤비 사업자가 임시면허 없이도 개인주택을 임대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영국 정부는 에어비앤비를 두고 "인터넷이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있고, 법제도로 이를 따라잡아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전히 제도권과의 마찰을 겪는 곳도 있다. 미국 뉴욕주 검찰청은 지난해 5월부터 에어비앤비로부터 집주인 정보를 수집해 불법으로 방을 임대한 사업자를 가려내겠다고 공표했다. 이에 따라 뉴욕 개인주택 소유주들은 222억원의 세금을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 정부는 에어비앤비에 관광법을 어긴 혐의로 3만유로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민홍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입법부는 사회 현상을 분석하고 국민과의 합의를 통해 이를 법으로 반영해야 한다"며 "우버의 경우 수요가 많아지고 택시업계와 합의할 수 있는 타협안이 마련되고 국가가 소비자의 안전을 확보할 있게 되면 또 다른 방향의 입법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 합법? 애매한 공유경제

'우버 영업금지법'은 단순히 우버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버와 같은 형태를 띠고 있는 유사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이들 또한 현실 규제의 벽을 넘지 못한다면 우버와 같은 처지에 놓은 가능성도 적지 않다.
우버는 개인이 갖고 있는 남는 자원을 활용해 필요한 사람과 함께 나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공유경제'로 꼽힌다. 온라인 거래가 오프라인의 실물 거래로 이어지는 'O2O'(online to offline) 비즈니스이기도 하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영역의 경제 활동이다. 온라인을 활용해 숙박하려는 수요자를 찾고 자신의 집이나 방을 빌려주는 '에어비앤비(AirBnB)', 음성뉴스 무료서비스인 우마노, 차량 공유 서비스를 하는 국내업체 '쏘카' 등도 이에 속한다.
문제는 이들의 사업이 현행법과 충돌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 기업은 온라인의 거래가 오프라인의 실물 거래로 넘어오게 되면서 현행법의 통제를 벗어나게 된다. 공유경제 서비스가 '타의적'으로 불법행위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일반인도 사실상 택시를 몰 수 있게끔 하는 우버의 경우 국가가 부여한 면허권자에 한해 여객자동차 운송서비스를 할 수 있는 한국에서는 불법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쏘카는 운전사를 고용하지 않고 이에 따른 보수를 지불하지 않는 형태여서 불법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
온라인을 통해 개인간 이뤄지는 숙박·임대업인 에어비앤비도 숙박업소가 갖춰야 하는 현행 법 규정을 피해간다. 사업 등록 의무 대상이 아닌 만큼 안전 점검, 세금 징수 대상에서 제외된다.
성우들이 무료로 뉴욕타임스, ABC뉴스 등 언론사의 기사나 유명 블로거들의 글을 읽어주는 '오디오 뉴스' 서비스인 우마노도 비슷하다. 아직 한국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고 있지만 미국에서 끊임없이 저작권법 위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장우 경북대 교수는 "우버와 같은 공유경제 서비스는 현행 한국 규정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입장과 제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생적으로 생겨난 서비스를 무턱대고 법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막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수요가 엄연히 존재하고 서비스 생태계가 조성되는 상황에서 처음부터 규제의 틀로 접근해선 안 된다는 논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우버나 에어비앤비는 수요자들이 원했던 서비스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기존에 없었던 경제활동 기회를 얻게 되는 효과를 주고 있다"며 "자생적으로 생겨난 서비스 영역을 현재 존재하는 규제의 틀에 끼어 맞추는 것은 산업발전에 저해가 될 뿐더러 소비자 권리를 해친다"고 말했다.
우버 영업금지법, 4월 국회서 처리될 듯

우버 서비스를 사실상 전면 금지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우버 영업금지법)의 4월 임시국회 중 처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관계자는 12일 "정부와 국회가 크게 이견이 없는 법이기 때문에 상임위 뿐 아니라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통과에 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국토위는 지난달 10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처리에 합의했다.
우버 영업금지법의 핵심은 자가용과 렌터카 유상 운송 '알선'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했을 경우 처벌하는 것이다. 우버와 같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유사 택시 서비스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위반시 징역 2년 또는 벌금 2000만원에 처한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
법안에는 무면허 택시운송사업자를 신고할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포상금을 줄 수 있는 법적 근거도 포함됐다. 서울시는 이미 우버영업을 신고할 경우 1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법안이 발의된 배경에는 택시업계가 있다. 우버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택시업계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정부가 수년째 추진하는 택시 감차 정책과도 배치된다. 우버 차량이 현재로선 미보험 차량이어서 사용자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측면도 있다. 지난 법안소위 논의도 이 부분에 집중됐다.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은 법안소위에서 "우버는 불법 유상 운송 행위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어 여객 자동차 체계와 양립이 전혀 불가능하다"며 "정부의 택시 총량제도와도 정면 배치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정부 관계자는 "불법 유상 운송이라고 정부도 판단하고 있고 여객시장에 택시업역을 침범하는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말했다. 또 "일반 택시의 경우 보험료도 내고 정규 교육을 다 받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확인할 길이 모호하며 과다요금 산정 및 승객 안전 등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우버 영업금지법의 국회 처리 여부는 다른 공유경제 모델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버 관계자는 "다른 국가에서도 우버가 처음 도입됐을 때 제대로 적용받을 수 있는 법이 없어 '불법'으로 규정됐었다"며 "하지만 도입 1년 반도 안 돼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다"라고 말했다.
소비자는 원하는데…공유경제 성공 조건은

# 제레미 리프킨은 자신의 저서 '소유의 종말'(원제: Age of Access)을 통해 사회·문화 전반에서 '소유'의 방식이 ’접속‘의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고 했다. 책의 원제처럼 ’접속의 시대‘를 예측한 것이다. 기존 사회에서 집과 자동차가 소유 혹은 재산 증식의 도구였다면 미래 사회는 집과 자동차 같은 것도 공유해 사용하는 사회로 바뀐다는 것을 짚어낸 것이다. 전망은 적중했다.
# 2008년 발생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미국을 넘어 전세계 국제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을 불러오며 경제적 재앙을 초래했다. 전 세계가 저성장, 취업난 등 경제 '빙하기'를 맞는 상황에서 합리적 소비를 찾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가 부상했다.
우리나라에서 공유경제는 아직 앱(Application)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젊은 세대의 전유물로 인식된다. 하지만 조만간 공유경제 체재를 갖춘 비즈니스 모델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천덕꾸러기 취급, 공유경제의 정체
공유경제는 우리 선조들도 즐겨 사용한 삶의 방식이었다. 과거 자신의 노동력을 이웃과 나누는 '품앗이'나 중고물품을 물물교환하는 '아나바다 운동' 등도 공유경제 활동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2008년 처음으로 개념적 정의를 들고 나온 이는 로렌스 레식 하버드대 교수다. 공유경제는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서 쓰는 일종의 협력소비 형태의 경제로 기존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전통적 자본주의 경제와는 대비되는 개념이다. 유휴 공간이나 유휴 설비, 즉 놀고 있는 공간과 설비들을 공동으로 이용해 활용도를 높이고 재정적 절약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우버'와 숙박대행업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 '에어비앤비'(Airbnb)가 가장 주목을 받지만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공유경제 사업은 무궁무진한 현실이 된 상황이다.
공유경제 사업 활성화가 어려운 이유는 하나다. 우리나라에서 불법 사업으로 낙인찍힌 '우버'가 유럽의 독일, 네델란드, 스페인, 프랑스 등에서 영업 금지를 당했듯이 업계의 반발과 법적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함정인가 VS 신세계 대안인가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한 사업은 아직 미래가 불투명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주목 받고 있는우버도 택시업계가 반발하면서 사실상 불법사업으로 규정됐다.
기존 사업을 위협하는 걸로 취급받는데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이 기존 영업의 영역(호텔업, 여객자동차운수사업 등)을 침해한다는 위법성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공유경제 모델이 법적으로 보호받기 어려운 이유는 앱 상에서 이뤄지는 거래로 지하경제의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경제환경적 차원 뿐 아니라 기존 유사 사업자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우버를 이용하다 사고가 날 경우 운전자 및 차량의 법적 지위뿐 아니라 영업권, 소유권, 이용권 등의 혼재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공유경제가 시장을 합리화한다기 보다는 해당 서비스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킬 것이란 지적도 있다.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목표에만 집중하다보니 우버의 경우 운전기사의 노동조건이나 처우, 안전 등에 취약할 수 있고 또 다른 비정규직의 양산을 부추기는 자본주의의 함정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럼에도 공유경제 모델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벤처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통적인 경제 생태계만을 고집한다면 결코 새로운 벤처 생태계도 탄생될 수 없듯이 '우버'가 가져다 주는 편리함은 무시한 채 금지만하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유경제 모델 사업의 부정적인 측면은 거꾸로 장점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공유경제 모델을 통해 자원을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긍정론이 있다. 전통적 산업구조를 잠식하기 보다는 기존 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공유경제 모델 자체가 초기단계부터 소비자의 수요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별도의 과정 없이 자체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제시된다.
(우버의 비등록 운전기사 같은)비전문인의 시장 유입으로 노동시장의 사회안전망이 사라질 것이라는 시각이 있지만 비전문가의 아이디어나 경험 등을 공유하면서 노인이나 주부 등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유경제의 장점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반소비자적 규제' 해결이라는 큰 산이 남아있다. 공유경제 모델의 성공 여부는 국가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기존 규제의 수위를 어떻게 조절할 것이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