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美 스타트업, 돌연 '사회적기업' 선언한 이유는?

잘 나가던 美 스타트업, 돌연 '사회적기업' 선언한 이유는?

방윤영 기자
2015.09.25 08:36

킥스타터, 주식회사(inc) → 사회적기업(PBC) 전환 선언

킥스타터 창업자들 (왼쪽부터) 찰스 아들러(Charles Adler), 페리 첸(Perry Chen), 얀시 스트리클러(Yancey Strickler)/사진=테크크런치
킥스타터 창업자들 (왼쪽부터) 찰스 아들러(Charles Adler), 페리 첸(Perry Chen), 얀시 스트리클러(Yancey Strickler)/사진=테크크런치

1000만 달러(약 119억2000만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던 미국 스타트업이 돌연 사회적기업(Public benefit corporation·PBC)으로 전향하겠다고 나섰다.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Kickstarter)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킥스타터는 사기업에서 사회적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로써 킥스타터는 주식회사(Inc.)를 떼고 사회적기업(PBC)을 붙이게 됐다. 이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기업이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법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도 있다.

킥스타터는 크라우드펀딩 시장의 문을 연 스타트업 중 한 곳이자 대표 플랫폼이다. 크라우드펀딩이란 인터넷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투자 방식이다. 2009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95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킥스타터를 통해 총 20억 달러(약 2조3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최근 3년간 매출도 매년 500만 달러~1000만 달러(약 59억~119억 원)를 기록할 정도다.

킥스타터를 거쳐 간 웨어러블 시계 제조사인 미국 스타트업 페블과 가상현실(VR) 기기 개발업체 오큘러스 등 스타 스타트업도 탄생했다. 특히 오큘러스는 페이스북에 2조 원에 인수되며 화제가 됐다. 이들은 킥스타터에서 각각 104억 원, 27억 원을 조달했다.

많은 스타트업이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기록하는 유니콘이 되는 데 혈안이 돼 있는 상황에서 킥스타터의 이번 행보가 더욱 돋보이고 있다.

킥스타터는 이번 기업 형태의 전환을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기업의 미션 자체가 수익 보다는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생각을 실현 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킥스타터의 미션이다.

킥스타터 창업자 페리 첸(Perry Chen)은 사회적기업으로의 전환을 결정하게 된 이유에 대해 "우리 회사의 가치를 문서에만 기록하는 것과 법적으로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뉴욕타임스를 통해 밝혔다. 즉 대외적으로 사회적기업으로 인정 받아 본격적으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의미다.

또한 킥스타터는 이미 지난해 사회적기업을 의미하는 비코퍼레이션(B corporation) 인증을 받은 상태이기도 했다.

사회적기업이라고 해서 아예 수익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매각이나 기업공개(IPO)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보고서를 2년마다 제출하는 사회적 인증 기업이 지켜야 할 규정을 따르면 된다.

투자자들의 반발은 없었을까. 이들은 오히려 처음부터 킥스타터 창업자들이 돈을 버는 데 목적이 없음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투자자 중 한 명인 크리스 사카(Chris Sacca)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적절한 시기에 주주들에게 적절히 보상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