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을 대표하는 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또 도마에 올랐다. 이용자들이 모르는 새 PC에 신형 운영체제(OS)인 윈도10을 강제로 설치하려 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다. 5기가바이트(GB)에 달하는 대용량 윈도10 파일을 사용자 몰래 PC에 내려받도록 했다가 논란을 일으킨 지 한 달 만에 벌어진 일이다. MS는 언론 보도가 빗발치자 "실수"라고 인정했다. 세계 IT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공룡 기업치곤 궁색한 변명이다.
이로부터 며칠 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전쟁'을 선언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돈을 주고 허위 상품평을 등록한 온라인 사이트들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것. 아마존은 소장에서 허위 상품평과 같은 사기 행위로부터 소비자들을 보호하고 소비자들이 참여하는 생태계를 위협하는 이들을 근절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들썩이게하는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두 기업의 행보가 묘한 대조를 이룬다. 사안의 성격은 다르지만 두 곳 모두 '고객'을 가장 중요한 기조로 생각하고 내린 처사였다는 점에선 같다. 다만 전략적 판단과 그에 따른 실행방안은 확연히 달랐다.
어떤 기업은 고객의 동의 따위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무리하게 시장을 확장하려는 궁리를 했을 동안 또 다른 기업은 고객의 신뢰라는 든든한 울타리를 더욱 확고하게 만들기 위해 스스로 피곤한 길을 택했다. 기업의 복잡한 속내까지 계산하지 않더라도 고객 입장에서만 생각했을 때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곳은 명확하게 드러난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이달 초 고객사 및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컨퍼런스에 참석한 한 연사가 'IT'에 대해 꽤 흥미로운 정의를 내렸다. 'IT는 더 이상 정보기술(Informatin Technology)이 아니라 함께 혁신해 나가는 것(Innovating Together)'이라고. 함께 혁신해 가기 위한 전제 조건은 누가 뭐래도 서로 간 믿음이다. 기업과 고객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