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서영교, 형사소송법 개정안 대표발의…과실로 제출못한 증거, '신규성'인정

최근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김신혜 친부살해사건' 등 과거 형사사건에 대해 이례적인 재심결정이 내려지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하늘의 별따기'와 같은 재심제도의 문턱을 낮추려는 법이 발의됐다. 일명 '김신혜법'이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과거 판결에서 피고인의 과실로 미처 제출하지 못한 증거가 있을 경우 재심 사유로 인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형사절차에서 '재심'이란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자에 대해 다시 판결의 부당함을 시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제도다. 원래 형사판결은 한 번 확정되면 피고인은 물론 법원도 같은 사안에 대해 다시 심판을 청구하거나 심판을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법적 안정성을 위한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다.
재심제도는 일사부재리 원칙에 유일하게 예외를 둘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현행 형사소송법 상 재심사유는 △원판결의 증거가 허위임이 드러난 때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 때 △원판결의 기초(전제)가 되는 판결이 변경될 때 △원판결 또는 수사의 절차에 현저한 하자가 있는 때 등으로 규정돼 있다. 원판결을 도저히 그대로 인정할 수 없을 정도로 현저한 하자가 있는 경우 등으로 매우 제한적으로 인정된다.
대법원의 해석은 더욱 엄격하다. 대법원은 2009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재심사유 중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대해 △증거가 판결 후에 새로 생긴 경우 △원판결 당시 존재하고 있었으나 발견되지 못했다가 후에 새로 발견된 경우 △원판결 당시 발견돼 존재를 알았으나 제출할 수 없었다가 비로소 제출할 수 있게 된 경우 등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피고인이 과실 또는 고의로 제출하지 못한 과거 증거는 '신규성'이 인정되지 않아 재심 사유에서 번번히 탈락돼 왔다. 피고인이나 증인이 진술이나 증언을 번복한다 해도 이는 새로운 증거라고 보지 않는다는 게 대법원의 기본 입장이다.
실제로 서 의원의 2014년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5년간 대법원 재심청구 사건 237건 중 95%인 229건이 기각됐다.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김신혜 친부살해사건 등과 같이 언론 등을 통해 크게 이슈가 된 사건들도 몇 차례의 기각 끝에 간신히 재심개시가 이뤄지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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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은 '신규성'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고의로 증거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와 과실로 제출하지 못한 경우를 구별해야 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고의로 증거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는 재심 사유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명문화함으로써, 반대로 과실에 의한 증거 미제출은 허용되도록 해석의 폭을 다소 넓혀놓은 것이다.
지난 10일 '김신회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열기도 한 서 의원은 "과실로 인한 증거에 대해 재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김신혜법'을 통해 법원의 잣대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라는 기본적 권리를 외면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